본문 바로가기
LIFE REVIEW/영화

블라인드, 앞을 볼 수 없는 어두운 세상

by in사하라 2012. 2. 1.
300x250
블라인드를 봤습니다.
나름 재미있게 봤지만 씁쓸함이 많이 남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우리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견과 어둡고 무서운 세상을 솔직하게 보여줘 뒤끝이 유독 찝찝해진 그런 영화였습니다. 저는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영화가 현실을 반사해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생각 합니다. 허구와 상상력의 집합체가 영화지만 현실감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또 영화기에 블라인드를 보며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은 아름답고 행복한 것이라 우리 다음 세대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지만 아직까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름답기보다는 경계하고 조심해야 하는 곳이라고, 언제나 의심하고 되묻는 버릇을 들여야 할 것이라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말이죠.

 



앞을 볼 수 없는 어두운 세상
2012년 청룡의 해도 1월이 훌쩍 가고 이제 2월의 문턱에 서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지난해에 대한 각종 통계와 수치들이 공개되고 이를 통해 한해를 돌아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반성과 계획을 통해 새로운 1년을 준비하자고 하죠. 이런 수치들 중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경제 성장률, 물가 상승률 등의 경제적인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더 놀라웠던 부분은 범죄율과 관련된 통계였습니다.

2011년 한해 동안 살해,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의 5대 범죄 통계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발생건수는 61만 8631건이라고 합니다. 이는 2006 ~ 2010년 평균 대비 12.4% 증가한 수치죠.  특히 강간·강제추행은 1만 9424건으로 27.8% 급증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범죄의 특성을 생각해볼 때 수치로 드러나지 않은 경우까지 감안한다면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범죄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여성 1천명 가운데 2.2명 꼴로 강간 또는 강간미수의 피해를 입는다고 합니다. 실로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피해는 이제 아동들까지로 확대되었고 뉴스에서 이런 소식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여성은 물리적인 힘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절대적 약자의 입장에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약자가 피해와 손해를 보는 방향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아이들과 여성들도 결국 이런 입장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현실에 울분을 터뜨리지만 사회도 사람도 이러한 현실을 타파하기에는 너무도 타락해 버린 것 같습니다. 자신의 탐욕을 채우고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비단 정치인들 뿐만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두운 그늘 아래 너무도 많습니다.

블라인드도 이런 약자들이 타인의 탐욕에 희생되는 모습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살인의 추억, 추격자도 비슷한 스토리의 영화입니다. 피해자는 여자이고, 가해자인 한명의 남자, 이를 막으려 뛰는 사람들이 그려내는 이야기입니다.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 소위 쪼이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스릴러물이죠. 블라인드가 다른 영화들과 조금 다른 이유는 바로 시각 장애인이 피해자로 등장한다는 점 때문이죠.

영화의 설정이 어떻든 요즘은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현실과 별개의 이야기라면 아무렇지 않겠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데에 두려움을 느끼고 분노를 느끼기도 하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둡고 습하기 그지 없습니다. 개인과 사회의 법과 도덕이 바로서 어둠이 걷히고 밝은 빛이 그 공간을 채웠으면 싶네요.


블라인드의 아쉬웠던 점들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블라인드는 나름 볼만했던 영화였습니다. 다만 다소 억지스럽고 고집스러운 캐릭터들 때문에 조금은 답답했던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특히 치밀한듯 어설픈 범인이 특히 아쉬웠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돌아가는 듯한 범인 때문에 영화에 대한 몰입이 조금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시각 장애인이라는 설정을 가져와서 누릴 수 있는 장점도 누리지 못했다는 게 또한 아쉬웠습니다. 어둠안에서의 사투를 조금더 이용하고 섬세하게 그려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항상 어둠속에서 살아가는 시각 장애인과 범인의 어둠속에서의 사투는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였지만 감독은 이 부분을 너무 약하게 표현한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연출자는 아니지만 제가 연출했다면 아마 이 부분을 영화의 절정으로 표현하는데 가장 중점을 두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쉬운 점들도 많았지만 잊지 못할 것 또한 있었던 블라인드입니다.


슬기역할로 나왔던 달이라는 개입니다.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보면서 참 훈훈했습니다. 찾아봤더니 마음이, 마음이2에 출연했던 바로 그 개였네요. 아마 블라인드를 보시면 영화도 영화지만 슬기한테 눈을 뗄 수가 없으실 것 같네요. 딱 제마음은 그랬습니다. 이런 개 한마리 키우고 싶다!!


|  블라인드 예고편




한국 영화는 이제 어느 영화 시장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특히 스릴러물을 보면 한국 영화 참 잘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스릴러는 스토리 뿐만아니라 연출, 배우의 연기까지 영화의 모든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만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의 가장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스릴러 중 세븐데이즈를 가장 재미있게 봤던 것 같습니다. 뿐만아니라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 등 한국영화의 성장은 스릴러에서 확연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들도 있지만 시각 장애인이라는 소재를 스릴러에 접목한 블라인드, 스릴러 한편 땡기신다면 감히 추천드려봅니다.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