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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영화

완득이, 사람 냄새 진하게 나는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

by in사하라 2012.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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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를 봤습니다.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완득이를 이제 봤습니다. 완득이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완득이에는 특별한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려냈고, 자극적인 영상과 스토리로 무장한 영화들 사이에서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잔잔히 그려내는데 충실했습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이에 반응했고, 완득이는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선생님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 등장하는 선생님들은 특별하기 마련입니다. 문제아 학교에 등장해 학생들을 노력으로 선도하거나 학교의 부정부패를 해결하기도합니다. 하지만 완득이의 담임이었던 선생님 동주는 그간의 영화에서 등장했던 선생님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그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흔하거나 보편적인 선생님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학창 시절 한번쯤은 만나 봤을 법한 선생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제 추억 속에도 이런 선생님 한분은 계셨던 것 같습니다. 소위 학생들에게 공부가 아닌 삶과 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선생님, 완득이의 담임 선생님 동주는 바로 그런 선생님이었습니다.



우리네 삶을 녹여낸 영화지만...
완득이에는 우리 삶의 다양한 모습들이 녹아있습니다. 체벌을 가하는 모습을 몰래 동영상 촬영하는 학생과 학교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과 같은 교육 현실을 녹여냈고, 갈취 당하고 핍박 받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도 영화에 반영했습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편견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죠.

이처럼 완득이에는 우리네 삶의 다양한 모습들이 녹아있는데 특히나 우리 삶에서도 가장 어두운 부분들과 가장 약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사람 냄새가 물씬 느껴집니다.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삶은 잘 살고 부족한 것 없는 사람들의 그것보다 사람 냄새가 더욱 진합니다. 완득이의 흥행에는 이런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을 그렸다는 점이 크게 작용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마도 영화 속 달동네 사람들의 삶에서 공감을 느끼기보다는 동정과 연민을 느꼈을 것입니다. 우리의 의식은 아니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무의식에서는 분명 장애인 아버지와 필리핀계 어머니의 아들인 도완득의 삶에 연민을 느꼈고 그가 이런 상황에서도 엇나가지 않고 바로 서는 모습에 감동하게 되는 매커니즘이 동작했을 것입니다.



외국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
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실험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외국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대해 실험을 진행했었는데 그 결과가 흥미로웠습니다. 실험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동남 아시아 외국인과 백인이 각각 길에서 한국말로 핸드폰을 빌리는 실험이었습니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백인은 무리 없이 핸드폰을 빌려 쓸 수 있었지만 동남 아시아 외국인이 길에서 핸드폰을 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알려주는 실험이었습니다.

완득이에서는 악덕 기업주들에 의해 착취당하고 피해를 입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부득이 하게 불법 체류자가 되고 고통 받는 이들의 약점을 오히려 역이용하는 업주들의 모습은 비단 영화 속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그들에 대한 우리의 편견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 자체로서도 존재의 의미를 갖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  완득이 예고편
 


시끄럽고 자극적인 영화들에 지치셨다면 조용하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완득이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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