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을 위한 음식 뭐가 좋을까?
초보 남편의 마늘 플레이크 올린 삼각살 스테이크
마늘 플레이크 올린 삼각살 스테이크 & 루꼴라, 비타민, 양상추 샐러드 만들기
지난 2015년 크리스마스도 벌써 보름이나 지났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인지 나이를 먹어 무뎌진 탓인지 지난 크리스마스는 유독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다. 거리를 수놓은 트리나 오색빛깔 전구 장식도 예전만큼 자주 보지 못했던 것 같고, 캐롤도 몇번 듣지 못했는데 크리스마스가 지나가 버렸다. 그렇다고 나까지 그저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흘려보내자니 뭔가 아쉬워 아내와 함께 맛 볼 그럴싸한 음식을 해보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처럼 특별한 날 어울리는 음식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뭐할까, 이미 정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다. 역시 이런 날에는 스테이크 아니겠는가? 스테이크는 맛도 분위기도 특별한 날에 어울리는 메뉴임에 틀림 없다. 제법 시간이 흘렀지만 지난 크리스마스에 아내로부터 쌍따봉을 받은 '마늘 플레이크를 올린 삼각살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
특별한 날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 스테이크
'초보 남편 요리 일기' 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고 가장 먼저 올린 메뉴가 바로 스테이크였다. 최현석 쉐프가 오늘 뭐 먹지에서 소개한 팬 프라잉 스테이크를 직접 따라 만들어 본 뒤 올린 글이 초보 남편 카테고리에 처음으로 1이라는 숫자를 찍었다. 당시 스테이크를 가장 먼저 포스팅한 이유는 아무래도 만들기 쉬우면서도 가장 있어 보이는 메뉴가 스테이크였기 때문이다.
스테이크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 중 하나였다. 가격이 비싼 탓에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는 메뉴였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서도 자주 해 먹는 메뉴가 되었다. 소형 오븐을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후라이팬만으로도 쉽고 간편하게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집에서 수고로움을 감수하고 직접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으면 훨씬 저렴하게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INFO] 오늘의 재료
호주산 소고기 삼각살, 올리브 오일, 카놀라 오일, 소금, 후추, 로즈마리, 포도 쥬스, 버터, 마늘, 간장, 식초, 올리고당, 레몬즙, 깨
부드러운 육질을 위해 마리네이드 하기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호주산 소고기 삼각살이다. 삼각살은 보섭살, 설깃살, 설깃머리살, 도가니살과 함께 설도 부위에 포함되는데, 근섬유가 굵지 않고, 고기의 결이 거칠지 않아 식감이 부드럽다. 또한 육즙이 풍부하고 마블링 균일한 편이라 설도 부위 중 유일하게 구이에 적합한 부위라고 한다.
구입한 고기는 보관 기간에 따라 냉장, 냉동 보관을 하게 되는데, 맛있는 스테이크를 맛 보기 위해서는 고기의 온도가 너무 낮지 않도록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 두어야 한다. 차가운 고기를 바로 굽게 되면 안쪽까지 열이 전달되지 않아 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굽기 정도를 맞추기도 어려워 진다.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스테이크용 호주산 소고기 삼각살
핏물 제거를 위해 키친 타월을 아래위로 올려 상온에서 1시간 가까이 두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고기에 올리브 오일을 골고루 발라 준 뒤 소금과 후추 그리고 로즈마리를 이용해 마리네이드 했다. 고기에 간이 벨 수 있도록 소금은 생각보다 많이 뿌려줘야 한다.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이 상태로 상온에서 보관하면 스테이크를 구울 준비가 완료 된다. 이렇게 기다리는 동안에는 곁들여 먹을 음식을 준비 하거나 소스를 미리 준비하면 조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스테이크 고기를 마리네이드 하기 위해
올리브 오일과 소금, 후추 그리고 로즈마리를 준비했다.
고기에 올리브 오일을 충분히 그리고 골고루 발른 후
소금, 후추, 로즈마리를 위에 뿌려준다.
소금은 생각보다 넉넉히 뿌려줘야 고기에 간이 벤다.
바삭한 식감을 더할 마늘 플레이크 준비하기
스테이크를 굽기 전에 마늘 플레이크 부터 준비하자. 마늘을 가능한 얇게 편으로 키친 타월을 이용해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마늘에 물기가 있으면 팬에 올렸을때 기름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기 때문에 조심해야한다. 물기를 제거한 편마늘은 따로 두고 후라이팬에 카놀라유를 두른 뒤 달궈 준다. 기름이 어느정도 달궈지면 마늘을 넣고 불을 중불로 줄여주자. 편마늘이 얇아 쉽게 타버릴 수 있기 때문. 편마늘이 기름에서 노릇노릇, 바삭바삭하게 튀겨지면 키친 타월을 이용해 기름을 제거하고 따로 접시에 모아 둔다.
깨끗하게 씻은 마늘을 얇게 편으로 썰어 두자.
카놀라 유를 두른 팬에 편으로 썬 마늘을 올려 바삭하게 튀겨낸다.
달콤 시큼한 스테이크 소스 준비하기
지난번 스테이크를 만들 때에는 달달한 레드 와인과 버터를 스테이크를 구운 팬에 넣고 졸여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시중에 판매하는 포도 쥬스와 버터를 냄비에 넣고 조려 소스를 만들기로 했다. 스테이크를 굽기 전에 냄비에 포도 쥬스와 버터를 넣고 중불에 올려 두었다. 이 상태로 충분히 끓여 소스가 걸쭉해지면 완성. 소스가 만들어지는 동안 스테이크를 굽기로 했다.
집에 레드 와인이 없다면 포도 쥬스와 버터를 이용해서
간단하게 스테이크 소스를 만들 수 있다.
스테이크와 곁들여 먹을 샐러드 만들기
스테이크를 굽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함께 곁들여 먹을 샐러드를 만들어야 한다. 가니쉬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할 수 있지만 오늘은 상큼하게 루꼴라 & 비타민의 어린잎과 양상추를 이용해 샐러드를 만들기로 한다.
루꼴라와 비타민 어린잎과 양상추를
흐르는 물에 씻어 체에 받쳐 두었다.
재료를 깨끗이 씻어 보관하고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자. 평소 좋아하는 흑임자 소스를 이용하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보니 구매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흑임자 소스의 유통기한이 살짝 지나버렸다. 그래서 급하게 집에 있는 재료로 오리엔탈 소스를 만들었다. 오리엔탈 소스는 올리브 오일(혹은 참기름), 간장, 식초, 올리고당, 레몬즙, 깨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만들면 된다.
올리브 오일, 간장, 식초, 올리고당, 레몬즙을 이용해 오리엔탈 소스를 만들었다.
해놓고 보니 깨를 빼먹었네...
삼각살 스테이크 굽기
집에서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을 때 가장 고민되는 문제가 바로 기름이다. 집에서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으면 주방이 기름 천지로 탈바꿈 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덕분에 분위기 있게 칼질을 한 뒤에는 여지없이 걸레질이 뛰따랐고, 집에서 괜한 짓을 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집에서 먹을 때 느끼는 가격적인 매리트는 이런 수고로움을 언제나 상쇄시킨다. 그리고 나는 또 스테이크를 구웠다.
지난번 스테이크를 구우면서 사방팔방에 튄 기름에 고생을 한참을 한 탓에 오늘은 새로운 아이템을 장착했다. 바로 이전에 파니니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그릴팬이다.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이 그릴팬은 뚜껑을 덮을 수 있는 형태라 기름으로부터 주방을 조금이나마 더 보호해 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스테이크면에 나름 그릴자국도 만들어 볼 심산이었다.
일반 후라이팬 대신 그릴팬을 이용해
스테이크를 굽기로 했다.
한 시간 가까이 마리네이드 해둔
호주산 삼각살
그릴팬에 따로 오일을 발라주지는 않았다. 이미 올리브 오일에 충분히 오랜 시간 마리네이드 해뒀기 때문에 굳이 팬에 또 오일을 또 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팬을 충분히 달군 뒤 고기 두 덩이를 올리니 언제 맡아도 좋은 고기 익는 냄새와 함께 지글지글 고기 굽는 소리가 집안에 퍼져나간다. 밤새도록 고기만 굽는 꿈을 꾸고싶지 않다면 이 때 침실 문은 꼭 닫아 두어야 한다. 고기 굽는 냄새는 쉽게 빠지지 않는다.
고기를 팬에 올리지 치이익 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온다.
고기를 굽는 시간은 그야말로 고통이다. 고기를 굽는 내내 군침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간다. 비빔밥을 비비는 동안 혹은 라면이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식탁 위 휴대용 버너에 오른 찌개가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다. 좀처럼 기다리기 힘든 고문을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다. 특히 고기가 다 익기를 기다리는 것은 고기 기름이 팬에서 튀어오르며 내는 '치이익'하는 소리와 코를 자극하는 냄새 때문에 몇배는 힘들다.
충분히 뜸을 들인 후 고기를 뒤집었다. 그릴 자국이 선명하다. 고기를 한번 뒤집은 다음 부터는 적당한 굽기를 위해 신경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여기에 십자 형태로 그릴 자국을 내려고 신경쓰다 보니 정작 십자로 그릴 자국이 남은 사진은 찍지 못했다. 역시 음식을 하면서 사진 찍는 일이 쉽지 않더라.
그릴 팬을 이용해 스테이크를 구우니 그 비쥬얼이 나름 그럴듯 하다.
고기를 돌려
먼저 두 덩이를 다 구운 뒤 팬을 키친 타월로 닦아낸 후 다른 두 덩이를 새로이 올렸다. 팬이 작아 두 덩이씩 나눠 구울 수 밖에 없었다. 오늘 준비한 호주산 삼각살은 총 600그램. 보통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스테이크가 200그램 정도이니 600이면 우리 부부가 넉넉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나머지 두 덩이도 열심히 구웠다.
그릴 자국이 먹음직 스럽다.
그릴팬에 구운 스테이크는 적당히 익었다 싶을 때 호일에 싸서 3~5분 정도 기다린다. 이것을 레스팅(휴지)이라고 하는데, 이 시간 동안 스테이크에 육즙이 골고루 퍼지게 되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스테이크 & 마늘 플레이크 & 샐러드 플레이팅
오리엔탈 소스에 버무린 샐러드를 한켠에 쌓은 뒤, 열심히 구워 레스팅 해둔 스테이크를 접시에 두 덩이씩 올렸다. 선명하게 십자로 난 그릴 자국을 찍었어야 했는데, 또 까먹었다... 여튼 고기를 모양을 내어 올린 뒤 그 위로 바삭하게 튀겨진 마늘 플레이크를 골고루 뿌려주었다.
접시에 올린 스테이크와 마늘 플레이크
그리고 녹색, 흰색의 샐러드가 파란 접시 위에서
제법 잘 어우러지는 것 같다.
접시 두개에 스테이크와 마늘 플레이크 그리고 샐러드를 모두 올렸다면,
이제 스테이크 위로 소스를 뿌려줘야 할 시간이다.
예쁘게 담은 스테이크와 마늘 플레이크 위로 포도 쥬스를 이용해 만든 스테이크 소스를 뿌려주었다. 소스를 뿌리고 나니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집에서 몇번 스테이크를 구워 봤다고, 이전 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그럴듯하게 저녁 식탁을 차릴 수 있었다.
스테이크에 소스를 뿌려주니 훨씬 먹음직 스러워 보인다.
어서 빨리 그 맛을 보고 싶었다.
스테이크는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을 위해
쉽게 만들 수 있는 메뉴 중 하나이다.
스테이크를 먹는 데 와인이 빠질 수가 있나. 스테이크와 함께 먹을 때는 레드 와인을 먹어야 한다던데... 우리는 스파클링 와인 말고는 와인 맛을 전혀 모르니 오늘도 스파클링 와인을 준비했다. '브라운 브라더스'라는 제조사의 모스카토가 마트에서 세일하길래 덥썩 집어왔다. 달달하면서도 향이 좋은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브라운 브라더스의 모스카토.
푸르스름한 와인병이 입 맛을 자극했다.
이렇게 해서 크리스마스를 위한 저녁 식탁이 완성되었다. 특별한 저녁을 위해 한식으로 식탁을 차린다면 메인 메뉴에, 찌개와 각종 반찬들까지 굉장히 번거로울 수 밖에 없는데, 역시 스테이크는 이에 비해서 훨씬 편리하면서도 맛있고 또 분위기를 내기에도 적절한 메뉴인 것 같다.
크리스마스 저녁을 위한 밥상이 모두 차려졌다.
고기가 아주 적절히 익었다. 스테이크 아래 위 그릴 모양으로 예쁘게 자리한 시어링은 스테이크에 바삭한 맛을 더했고, 그 안은 부드러움과 육즙으로 가득했다. 삼각살이 왜 스테이크와 구이용으로 적합한 부위인지 한 입을 썰어 먹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부부는 워낙 마늘을 좋아하는 탓에 마늘 플레이크 또한 입에 잘 맞았다. 바삭하고 고소한 마늘 플레이크가 스테이크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포도 쥬스로 만든 스테이크 소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산미가 강했는데, 묵직한 스테이크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에 적절했던 것 같다.
근래 맛 본 스테이크 중 손에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아내도 너무 맛있다며 쌍엄지를 날려 주었다.
육즙을 가득 품은 스테이크는 굉장히 부드러웠고,
마늘 플레이크는 바삭함과 고소함을 더했다.
특별한 날 연인 아내 혹은 연인을 위해 한끼 식사를 직접 만들어 보려고 고민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어떤 메뉴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스테이크만한 메뉴가 없다. 쉬우면서도 그럴듯한 메뉴로 스테이크만한 것이 없기 때문. 지난 크리스마스에 호주산 삼각살을 이용해 스테이크를 만들어 먹었고, 만족스러운 한끼를 맛 볼 수 있었다. 스테이크는 절대로 어렵지 않으니 기회가 되면 집에서 꼭 한번 직접 해서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특히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을 위해 스테이크를 한번 만들어 대접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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