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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초보 남편 요리 일기

아주 쉬운 하지만 있어보이는 초보 남편의 메뉴 밀푀유나베 만들기

by in사하라 2015.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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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쉬운 하지만 있어보이는 초보 남편의 메뉴 밀푀유나베 만들기

샤브샤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좋아할 밀푀유나베

 

 

음식이 주는 즐거움이 보통 먹는데서 비롯하지만 종종 만드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어려서부터 나는 먹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는데 주로 남이 해주는 것을 먹는 것이 편하고 좋았다. 편히 요리해준 음식들만을 먹던 내가  요즘들어 요리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데 이런 나의 흔적들과 빈약한 레시피나마 남겨 보고자 '초보남편 요리일기' 카테고리를 만들게 되었다. 오늘은 첫번째 요리 팬 프라잉 스테이크에 이어 두번째 밀푀유나베 만들기에 도전한다.

 

 

밀푀유(Mille-feuille)란 1000장의 나뭇잎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얇은 파이를 층층이 쌓은 페스트리를 의미한다. 베이킹까지 영역을 넓히기엔 내공이 부족하니 밀푀유는 나중에 혹시라도 프랑스에 가게 되면 먹어보기로 하고, 오늘은 소고기와 각종 채소를 이용해 무겁지 않고 담백한 국물이 좋은 밀푀유나베를 만들어 보려 한다.

 


밀푀유나베 육수 만들기
밀푀유나베를 만들때 가장 먼저 준비해야하는 것이 바로 육수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육수를 올려 놓고 다른 재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오늘 육수를 내기 위해 준비한 재료는 다음과 같다.

 

밀푀유나베 육수 재료

다시마, 양파 반쪽, 양파 껍질, 파, 파뿌리, 마른 멸치

 

 

 

준비한 재료를 한데 넣고 오랜 시간 끓여 육수를 준비하자.

육수 재료는 원하는 스타일로.

 

육수를 내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다시마 기반의 육수를 내기로했다. 준비한 재료를 냄비에 넣고 센불로 끓여준다. 육수가 바글바글 끓기 시작하면 약불에서 중불정도로 조절하고 충분히 재료의 맛이 우러날때까지 끓인다. 육수가 충분히 우러나오면 채를 이용해 재료를 걸러내고 육수만 따로 따라 둔다.

 


밀푀유나베를 만들자
육수가 끓는 동안 배추와 소고기 그리고 깻잎을 이용해 천겹의 나뭇잎을 만들어야한다. 밀푀유나베라는 이름에서 풍겨오는 고급진 느낌에 만들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밀푀유나베는 나같은 초보남편이 있어보이면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최선의 메뉴다. 밀푀유나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다.

 

밀푀유나베 재료

배추, 깻잎, 샤브샤브용 소고기, 느타리 버섯, 표고 버섯 or 양송이 버섯, 청경채, 숙주

 

배추, 깻잎, 샤브샤브용 소고기는 밀푀유나베를 만들기 위한 필수 재료. 그 외 재료는 기호에따라 추가하거나 빼도 맛에 큰 차이는 없다. '오늘 뭐 먹지'에서는 배추와 깻잎 외에도 숙주나물과 청경채, 표고버섯을 이용했고 이 프로의 매니아인 나는 당연히 이 재료들을 준비했다. 다만 표고 버섯이 없어 대신 양송이로 대체.

 

 

 

채소를 씻을 때 식초를 푼 물에 15분 가량 담궈두면

세균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좋다.

 

먼저 배추를 비롯해 준비한 채소를 깨끗이 씻고 다듬는다. 채소를 씻을 물에 식초를 몇방울 떨어뜨려 15분 가량 담궈두면 살균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후에는 흐르는 물에 세척해야 한다.

 

 

준비한 샤브샤브용 고기는 배춧잎 크기에 맞게

썰어 준비한다.

 

채소가 준비 되었다면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준비하자. 샤브샤브용 고기는 마트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얇게 썰린 샤브샤브 고기는 배추잎 크기 정도로 썰어준다.

 

 

 

배추 → 깻잎 → 샤브샤브용 소고기 순서로 쌓는다.

위 순서로 세번 정도 반복하면 적당한 높이가 된다.

 

배춧잎을 놓고 그 위에 깻잎을 얹어준다. 그리고 깻잎 위에 다시 준비한 소고기를 넣어준다. 그리고 다시 그 위에 배추, 깻잎, 소고기 순서로 쌓아준다. 이렇게 총 3번을 반복한 뒤 가장 위에 배추를 놓으면 한 세트 완성. 한 세트에 배추 4장이 들어가면 된다. 이보다 적거나 많이 쌓아도 되지만 이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너무 조금 쌓으면 냄비에 넣을 때 너무 많이 둘러 넣어야 하고, 이보다 두껍게 쌓으면 모양이 흐트러지기 쉽다.

 

 

 

냄비 높이를 고려해

적당한 크기로 등분한다.

 

알배추 한통을 이용해 총 5개 세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세트는 3등분으로 잘라줬다. 여기에서 또 다시 팁 하나. 몇 등분을 할 것인지는 밀푀유나베에 사용할 냄비의 높이에 달렸다. 냄비의 높이를 고려해 적당한 크기로 잘라준다.

 

 

숙주와 청경채 그리고 추가로 준비한 재료가 있다면

모두 냄비 밑에 깐다.

 
이제 전골 냄비에 준비한 재료를 채울 차례. 가장 밑에 숙주 나물을 깔아준 뒤 청경채를 올리자. 혹은 기호에 맞게 준비한 채소들이 있다면 전부 바닥에 깔아야한다.

 

 

칼로 자른면이 위로 오도록 해서

냄비에 세워야 단면이 일정해 모양이 예쁘다.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 냄비에 밀푀유의 나뭇잎을 세울 차례다. 등분한 내용물을 냄비 바깥쪽부터 돌려가며 세워준다. 세울 때 모양이 예쁘게 나오도록 하려면 칼로 자른 부분이 하늘 방향으로 오도록 세우면 된다. 칼로 자른면이 반듯해 냄비에 채웠을때 단면이 잘드러나 모양이 예쁘다.

 

 

 

가운데 구멍엔 느타리 버섯을 세우면 꽃 수술처럼 보인다.

양송이나 표고 버섯은 모양을 내 한켠에 올리자.

 

냄비를 둘러가며 채우면 위와 같이 가운데에 구멍이 남게 된다. 가득 채울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남겨두고 그 안에 느타리 버섯을 채워주면 모양도 예쁘고 먹을 때 오독오독한 식감을 더할 수 있어 좋다. 느타리 버섯을 채우고 양송이 버섯에도 모양을 내 한켠에 올려두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지 않다하던가? 모양을 내기에는 양송이 버섯보다 느타리 버섯이 더 좋다.

 

 


완성된 밀푀유나베

 

 

 

완성된 밀푀유나베에 준비한 육수를 붓고

중불로 뭉근히 끓이자.

 

나름 그럴듯한 밀푀유나베가 완성 되었다. 이제 육수를 붓고 끓일 차례. 정성들여 우려낸 육수를 전골 냄비에 붓고 중불로 뭉근히 끓여내자. 뚜껑을 덮어 끓이면 육수가 증발하는 것을 방지하고 냄비 안에서 열이 골고루 돌게 된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끓기 시작하는 밀푀유나베.

 

육수만 넣고 끓이면 자극적이지 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기존 육수의 맛에 소고기 육즙이 맛을 더하고 배추와 깻잎의 은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짠맛이 없고 삼삼한데 간간한 맛을 원한다면 육수에 간장을 조금 첨가하도록 한다. 간장을 조금 첨가한 밀푀유나베의 국물이 예술이다. 샤브샤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사실 샤브샤브와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 예쁜 샤브샤브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다만 밀푀유나베에 배추와 깻잎이 월등히 많이들어가는 만큼 그 향이 조금 더 진하다.

 

 

마트에서 구매한 샤브샤브 소스,

시큼 달콤한 맛이 좋다.

 

마트에 가면 샤브샤브용으로 함께 먹기 좋은 소스 종류가 다양하다. 오늘 뭐 먹지에서는 레몬청을 이용해 레몬 폰즈 소스를 직접 만들어 곁들였는데 이미 체력이 방전된 관계로 소스는 사서 먹기로 한다.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소스들의 맛도 충분히 좋다.

 

샤브샤브를 좋아한다면

밀푀유나베를 싫어할 수가 없다.

 

 

밀푀유나베의 화룡정점 칼국수

채소와 고기를 모두 먹고나면 칼국수를 만들어 먹자. 생칼국수면은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오늘 밀푀유나베의 화룡정점은 칼국수. 원래 칼국수를 먹고 죽까지 끓여 먹어줘야하지만 배가 너무 부른 관계로 오늘은 칼국수에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칼국수는 밀푀유나베의 화룡정점.

계란과 참기름을 넣고 죽을 끓여 먹어도 좋다.

 

칼국수를 넣고 끓이면 삼삼하던 밀푀유나베가 간간해진다. 육수를 많이 준비해두면 칼국수를 끓일 때 조금 더 첨가해 끓이면 좋다. 준비한 육수가 적어 더 넣지 못했더니 칼국수가 아니라 볶음면이 되어버린 듯 하다. 그래도 맛이 매우 좋다. 역시 탄수화물이 들어가 줘야 끼니가 마무리 되는 느낌이다.

 


 

샤브샤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밀푀유나베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맛이 비슷한데 눈으로 보기에는 훨씬 더 좋기 때문. 밀푀유나베는 요리에 능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제법 있어보이게 만들기 좋은 음식이다. 직접 해보면 정말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들기 쉬운데 맛도 좋다. 요리 초보에게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간인데, 딱히 간을 하지 않아도 재료들끼리 어우러져 충분한 맛을 낸다. 그래서 누가 하더라도 보통 이상의 맛을 낼 수 있다. 이러하다 보니 최근에는 신혼 부부 집들이 메뉴로 각광 받고 있다.

 

샤브샤브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집에서 만들어 보기 좋은 밀푀유나베를 만들어 보았다. 보글보글 끓는 밀푀유나베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이번 요리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다음에는 또 어떤 요리에 도전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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