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사하라/이런저런 이야기

리처드 브랜슨과 기업가 정신

by in사하라 2010. 6. 21.
300x250



비교적 근래에 [리처드 브랜슨의 비즈니스 발가벗기기]라는 책을 읽어냈고, 관련 리뷰를 블로그에 작성했었다.


리처드 브랜슨이 풀어내는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야기들은 상당히 흥미로웠고, 또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의 이전 저서인 [내가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성공 스토리를 다뤘다면, 아무래도 [리처드 브랜슨의 비즈니스 발가벗기기]에서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 많이 부각 되었다. 특히 그의 비즈니스에 관련한 이야기 중 '기업가 정신'이라는 부분은 그의 성공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매우 흥미로운 부분일 수 밖에 없었다.


[리처드 브랜슨, 그는 그리고 그의 삶, 그의 비즈니스에 대한 견해는 일반적인 기업가의 그것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기업가 정신의 정의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나 정신.

기업은 이윤의 획득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자본의 조직단위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먼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가는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는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올바른 기업가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언제나 이 2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기업가정신과 관련된 대표적 학자로는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를 들 수 있다. 그는 새로운 생산방법과 새로운 상품개발을 기술혁신으로 규정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에 앞장서는 기업가를 혁신자로 보았다. 그는 혁신자가 갖추어야 할 요소로 ① 신제품 개발, ②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 ③ 신시장 개척, ④ 새로운 원료나 부품의 공급, ⑤ 새로운 조직의 형성, ⑥ 노동생산성 향상 등을 꼽았다. 이 6가지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슘페터가 정의하는 기업가정신은 대체로 이와 같다. 전통적인 의미의 기업가정신 역시 슘페터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과 새로운 것에 과감히 도전하는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정신이 전통적 개념의 기업가정신이다. 현대에는 이러한 전통적 의미의 기업가정신에 ① 고객제일주의, ② 산업보국, ③ 인재 양성, ④ 공정한 경쟁, ⑤ 근로자 후생복지, ⑥ 사회적 책임의식까지 겸비한 기업가를 진정한 기업가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백과사전을 통해 알아본 기업가 정신은 위의 내용과 같다. 일반적으로 기업가가 갖추어야 하는 자세, 정신을 일괄하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최근 기업계의 많은 유명인사들은 우리네 20대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 중 하나로 '기업가 정신'을 꼽고 있다. 사실 이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위의 백과사전적 정의 보다는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는 모험심이나 도전정신이라는 의미가 더욱 크게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안정적이고 굴곡없는 삶을 위해 공무원, 대기업 입사만을 쫓는 우리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경고 혹은 메시지일 터인데, 그들의 진심어린 충고에도 쉽사리 변할 수 없는 우리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에 그 책임을 떠넘겨 본다.

[리처드 브랜슨의 비즈니스 발가벗기기]에서 그가 주창하는 기업가 정신은 기존의 정의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는 도전정신과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을 유독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리처드 브랜슨의 성공 스토리, 비즈니스 활동을 살펴보면 도대체 그가 무엇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가 가진 것이라고는 실제로 그가 늘상 이야기하는 기업가 정신, 그것 외에는 별다른 것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성공하는 인물은 최소한 한 가지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이다. 특히 도요타형 인재라 일컬어지는 'T자형 인재'는 한가지 전문분야에 뛰어나고, 소통에 능하도록 넓은 분야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고루 갖춘 인재를 의미하며 성공하는 인재의 전형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T자형 인재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나타내며, 또한 개인적 성공을 위해서도 추구해야 할 이상향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T자형 인재라는 관점에서 볼 때 과연 리처드 브랜슨의 전문 분야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의 시작이었던 STUDENT지를 운영하던 그 시절부터 현재의 Virgin Galactic에 이르기까지 그의 비즈니스 인생을 통틀어 볼 때 사실 그는 한 분야에 정통했던 적이 없었다. 일반적인 기업의 우두머리라는 이들이 대부분 경영, 경제를 전공했다지만 사실 그는 대학의 문턱을 넘은 적 조차 없으니 그의 성공은 많은 의문을 양산할 뿐만아니라 관심의 대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찌 되었든 결과적으로 그가 Virgin이라는 세계적 기업의 대표이며 개인적으로도 많은 부를 축적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공인 중 한명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그가 이야기하는 기업가 정신은 생각해 볼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리처드 브랜슨은 무엇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인가? 필자의 공대적 사고 안에서 성공이라는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어떠한 특정 기술,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습득하거나 통달해야 한다 생각했다. 하지만 리처드 브랜슨은 이러한 필자의 견해에 부합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위에서 이야기 했던 사실이다. 사실 그가 아무런 능력 없이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니다. 그가 보유한 능력이라는 것은 어떠한 실체라기 보다는 오히려 어떤 가치나 정신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 필자가 생각한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능력은 다음과 같다.

기회를 보는 눈.
새로운 사업에 과감히 뛰어 들 수 있는 도전 정신.
결정에 대한 확신과 실행력.

바른 인재를 찾아내고 책임을 정확히 위임하는 능력.
그리고, 자본.


리처드 브랜슨, 그는 기회와 성공할 수 있는 사업분야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또 찾을 수 있는 감각을 지녔다. 이러한 감각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신 사업에 지체없이 뛰어들고 해당 사업을 이끌어 나갈 능력을 가진 인재를 찾아 사업을 운영토록 위임한다. 사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자본이 뒷받침 되어야만 성취 가능한 형태이다. 실제로 그의 첫번째 사업, STUDENT지의 성공이 없었다면 현재의 리처드 브랜슨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사업을 시작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그는 현재의 Virgin을 완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이라는 관점으로 리처드 브랜슨의 성공을 결코 평가절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사실 우리 사회는 돈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고, 돈이 있는 자가 성공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필자 또한 분명히 물질을 쫓는 보통의 범인일 뿐이며, 오히려 그의 삶을 통해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 그러나 그의 성공에 자본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분명하다. 사실 세상의 모든 기업이 자본 위에 세워진 것은 매 한가지겠지만.

리처드 브랜슨이 T자형 인재가 아니며 한 분야에 정통하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진출한 분야에 대해서는 어떠한 전문가와 함께라도 충분히 이야기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갖췄다. 사실 이러한 정도의 지식이 기반되지 않고서는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신속하게 추진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그 둘은 수 많은 시간을 컴퓨터와 함께 지새었다. 대학 연구실과 창고에서 이루어진 그들의 성공스토리는 이미 충분히 유명하다. 그들은 성공이 현재에 이르는 데에는 기술의 습득이라는 측면에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모든 성공하는 사람이 그들처럼 성공에 이르지는 않는 것이다. 리처드 브랜슨은 분명 그들과는 다른 길을 통해 성공이라는 위치에 도달했다. 성공을 위한 인재상에도 다양성의 존재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굳이 리처드 브랜슨을 T자형 인재에 비유하자면 가로획이 유독 강하고 세로획이 다소 약한 형태의 T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인지해야 하는 점은 리처드 브랜슨, 그리고 수많은 성공한 이들이 이야기하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가치를 우리의 가슴에 분명히 새겨야만 그저 범인이 아닌 그 무엇인가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저 대기업을 쫓는 내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나를 그려본다.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