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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책

부담없이 글을 써라

by in사하라 2010.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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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오랫만에 접하는 글쓰기 책이다. 필자가 글쓰기 고수의 경지에 오르거나 해서 그간 이러한 부류의 책을 피한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글쓰기 책을 두세권 읽다보니 본인이 가야 할 길과는 다소 거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필자는 예쁜글을 쓰고 싶은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저 명확히 내용을 전달하기만 하면 되었고,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그동안 글을 써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를 접하게 되었다.


다른 관점의 글쓰기 책


  그간의 글쓰기 책들이 좋은 글을 쓰는 방법론과 기술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글을 쓰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펜을 손에 쥐게하고, 규칙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글을 쓰게 만드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글쓰기 습관은 궁극적으로 개인의 삶을 고양시키고, 진일보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저자는 우리가 우리 주변의 사물이나 경험을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기를 원한다. 그저 그러려니 했던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글로서 표현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그간의 글쓰기와는 분명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한다. 좋은 글을 쓰는 것은 배제하더라도 그저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여성의 목소리

  200여페이지 분량에 양장본으로 부드럽게 감싼 이 책은 유독 들고다니며 읽으면 그 맛이 배가되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점은 책의 외향에서만 기인한 것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글에는 저자의 개성이 드러난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 책의 저자는 로제마리 마이어 델 올리보로 인터넷에서 이 저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사실 힘들었다. 다만 필자는 여성의 목소리로 섬세하고 부드럽게 이 책의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마치 따뜻한 햇살아래 누워 달콤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영향으로 필자는 아마도 저자가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닌 여성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덕분인지 200여 페이지 분량의 책을 읽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한 저자는 원초적 글쓰기를 지향한다. 2010년에 발행된 책임에도 저자는 SNS를 충분히 배제한채 글을 전개한다. 하얀 종이 위에 펜으로 글을 쓰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오늘 날 많은 이들이 관심과 주목을 간절히 원하고, 이러한 성향은 우리가 이용하는 블로그, 마이크로 블로그 등 각종 SNS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관점보다 자신의 글을 숨기고 싶어하는 보다 원초적인 모습을 강조하고 있으며, 실제로 책에는 IT와 관련단 단어라고는 그저 컴퓨터가 한두번 등장할 따름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인터넷을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는 시대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의 대부분은 블로그등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을 통해 호소하고자 함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오히려 이 책은 잔잔하게 가슴에 와닫는 느낌이다.



[사람의 목소리에 각자의 개성이 있고, 개개인의 말투가 있듯이 작성한 글에도 개개인의 목소리와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일깨우는 글쓰기에서 저자는 부드럽고 따뜻한 여성의 목소리로 글을 전개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글쓰기 방법

1. 자동기술법
     전통적인 작문 방법 중 하나로 글을 쓸 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단순히 옮겨적는 방법.
     자유작문, 거친글이라고도 불린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에서 이러한 글쓰기 방법을 볼 수 있다.

2. 클러스터
     주제를 가운데 적고, 해당 주제에 대한 연상 어구들을 고리로 연결해 나가는 방법

3. 마인드 맵
     클러스터의 확장된 형태
     마인드 맵은 복잡한 머릿속을 한눈에 조망하게 해주고 해결책을 얻는 데 도움을 준다.

4. 시
     운율에 얽매이지 말고 생각이나 느낌을 최대한 압축해 표현.

5. 콜라주
     주제에 관련해 자료를 수집하고 그림, 사진, 텍스트 등을 뒤죽박죽 붙여 낯선 느낌을 이끌어 내는 방법.

6. 두 단락 기술
     다른 두가지 관점에서 글을 구성하는 방법.
     찬성 / 반대, 사실 / 감정, 객관적 / 주관적, 관찰 / 해석 등으로 구분.

7. 다이얼로그
     글로 나누는 대화.


책을 읽고나서 느낀점

  이 책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 어울리는 서적이다. 글을 쓰는데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는 이들은 이 책을 접하게 되면 실망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글쓰기 스킬에 대한 참고서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멋있고 두드러지는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일러주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평소에 그냥 스쳐 지나가던 사물이나 경험, 생각에 새로이 의미를 부여하고, 소중하게 여겨 글로 표현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특히 글의 주제는 거창한 그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사소한 이들 하나하나가 소중한 소재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공지영씨가 추천사에서 언급 한 프루스트의 말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럼 이 책은 우리에게 새로운 눈을 갖게 해줄 수 있는 책이다.
  반면에 다소 두서없이 열거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대부분의 글쓰기는 커다른 틀을 먼저 정한 뒤에 그 틀에 벗어나지 않게 글을 써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실제로 시중의 책들 중 대다수가 이러한 방식으로 저술되어 우리가 이러한 형식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저자는 책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하루하루의 생각을 글로 옮겼고 마치 이 책은 그러한 내용을 짜집기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인지 궁금하다. 종종 같은 내용이 다른 챕터에서 반복되기도 하고, 글쓰기와는 다소 무관한 내용을 자꾸 언급하는 모습이 자꾸만 이러한 생각을 배제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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