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베드로(산피에트로) 대성당 큐폴라에서
내려다 본 로마의 전경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바티칸과 로마의 또다른 매력
이탈리아 거리를 돌아다니면 어쩜 이렇게나 과거를 무너뜨리지 않고 잘 보존해 오고 있는지 놀라게 된다. 거리 구석구석 이탈리아의 역사가 묻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 도시에 세워진 건물 하나하나가 이탈리아의 과거이자 현재이고 또 다가올 미래다. 앞으로 100년이 지난다 한들 지금의 모습에서 크게 달라질까. |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마도 지도 한장 손에 들고 얼키설키 이어진 골목을 따라 무작정 걷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무심히 걷다 보면 좁았던 골목이 의아하게 느껴질만큼 널찍한 광장이나 책에서나 봤을 법한 유적지나 명소를 우연찮게 만나게 되는데 마치 10년을 못본 고향친구를 만나기라도 한듯 반갑다.
골목 탐사가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여행 방법이다만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이탈리아를 느끼고 싶다면 위로 오르면 된다. 바로 탑에 오르는 것. 이탈리아 곳곳에는 오를 수 있는 유명한 탑들이 많다.
피렌체 조토의 종탑에서 바라본 두오모와 피렌체 전경.
피렌체는 붉은 지붕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이미 피렌체에서 조토의 종탑에 올라 본 터였다. 우리에겐 두오모와 조토의 종탑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지만 두오모를 볼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조토의 종탑을 선택했다.
전망대에 오르자 두오모를 제외한 모든 건물이 발 아래 있었고 거리를 노니는 사람들은 새끼 솥톱만한 점이 되었다. 발 밑으로 지천인 낮은 건물의 지붕이 고개를 돌릴 때마다 붉은 물결을 일렁였다. 피렌체는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허락했다면 우리는 두오모에도 올랐을 것이다.
피렌체 여행 이야기
멀리 보이는 성베드로(산 피에트로) 대성당 큐폴라
바티칸 박물관을 둘러보고 전망대에 오르기로 계획했다.
성베드로 대성당 큐폴라에 오르는 티켓은 두 종류.
조금의 비용을 더 지불하면 어느정도 층까지는 엘레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탑의 맛을 알아버린 우리가 성베드로 성당 큐폴라에 오르지 않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박물관을 나온 후 지체하지 않고 성베드로 성당을 향했다. 하지만 탁 트인 시야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어깨 넓이만치나 좁고 비탈진 계단 400여개를 꾹 참고 하나씩 밟아 오르다 보면 숨이 차는 것은 둘째치고 폐쇄 공포증 환자의 심경이 조금은 이해갈 정도.
이탈리아의 여느 탑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참 좁고 또 좁다.
계단을 오르다 간간이 보이는 바깥 풍경은
기대감을 드높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했던가. 좁아터진 400여개의 계단(우리는 엘레베이터를 이용해 그보다는 적은)을 이겨내고 끝내 전망대에 오르면 달콤한 보상이 주어진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로마의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고 전망대로 불어닥치는 선선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르는 성베드로 성당 큐폴라에서의 추억을 담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성베드로 성당 큐폴라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로마의 전경이 시원하다.
로마의 근사한 건물들이 아기자기해 보인다.
사방으로 펼쳐진 로마의 전경이 아름답다. 날씨는 정말 다할 나위 없었다. 하늘에 파란색 물감을 뿌려도 이보다 푸르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날씨가 맑은 덕에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까지도 선명했다. 사방의 시야가 다 좋으니 어느 곳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성베드로 대성당 큐폴라 뷰의 백미는 성베드로 광장을 바라볼 때가 아닌가 싶다. 광장에 서있을 때는 그저 넓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위에서 보는 모습은 완전 달랐다. 이런 광경이 절경아니겠는가.
성베드로 대성당 큐폴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성베드로 광장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그리 넓지 않은 성베드로 대성당 큐폴라 전망대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이 많은 사람들 모두 그 좁은 계단을 통해 올라왔을 터였다. 모두들 경관을 눈에 담기에 바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간다.
바티칸을 그리고 성베드로 대성당을
언젠가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연신 되돌아 보게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성베드로 대성당 안으로 향한다. 밖에서 느껴지던 화사함과 대비되는 근엄한 분위기와 웅장함에 압도된다. 그리고 이 안에는 그 유명한 '피에타'가 있다.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품 중 하나인 피에타는 한 정신병자가 휘두른 망치에 손상을 입어 보수했다고 한다. 그 뒤로는 피에타는 방탄 유리 안에 전시되고 있다. 방탄 유리 안에 전시되고 있는 피에타 앞에는 그 모습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큐폴라 전망대에서 보는 로마의 전경만큼이나
성베드로 대성당의 내부는 화려하다.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상 중 하나 피에타.
방탄 유리 안에 보관되어 있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큐폴라 전망대는 조토의 종탑 위에서 바라본 피렌체의 전경과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붉은 지붕이 인상적이었던 피렌체도 좋았지만 성베드로 광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큐폴라도 매력적이었다. 바티칸 박물관과 성베드로 대성당을 돌아본 후 우리는 바티칸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는 젤라또 맛집을 향하기로 한다. 젤라또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포스팅을 하며 사진을 들여다 봤더니 또 가고싶은 생각 뿐이다. 언제 다시 이탈리아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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