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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영화

타워 하이스트, 이 영화 장르가 코미디 맞나요?

by in사하라 201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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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하이스트를 봤습니다.

오랫만에 가볍고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한편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개콘을 보고도 잘 웃지 않는 저라서 사실 코미디 영화를 보고 웃는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특히 미국식 코미디 영화는 정서적 이질감 때문인지 웃는 경우가 더욱 적습니다. 어쨌든 영화 타워 하이스트를 보기로 결심했죠. 밴 스틸러에디 머피의 조합이라면 어느정도 웃음이 보장되는 영화일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이 영화 별로 안웃기더군요!! 하지만 나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와 타워 하이스트
미국 상위 1%에 대한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가 있었습니다.
2011년 9월 17일, 미국 사회의 경제 불안과 부조리에 항의하는 고학력 저임금 세대 30여명이 "Occupy Wall Street"라는 구호 아래 월가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 시위는 점차 규모가 커졌고,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타워 하이스트는 2011년 11월에 개봉했습니다. 타워 하이스트는 월스트리트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인 아서 쇼가 사기와 횡령으로 법정에 서자 그가 사는 타워 관리자인 조시 코박스가 그와 직원들의 연금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우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타워 하이스트에서 아서 쇼라는 인물이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는데요. 아서 쇼는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인물 중 138위에 들정도로 월스트리트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엄청난 금액을 횡령하고 심지어 그가 사는 타워의 직원들의 연금과 평생 모아온 돈까지 가로채는 비열한 인물로 등장하죠. 아서 쇼라는 인물과 영화의 스토리 덕분에 타워 하이스트의 개봉 시기는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물론 영화 제작 기간과 개봉 일자를 고려한다면 타워 하이스트가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분명 영화가 상위 1%, 특히 정의롭지 못하고 부도덕한 그들을 향해 통렬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재미는 중반부부터
타워 하이스트의 초반부는 상당히 지루한편입니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 조시 코박스가 아서 쇼로부터 돈을 훔치기로 계획하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분위기는 반전됩니다. 사실 타워 하이스트는 장르가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실제로 웃기다 할만한 내용이 별로 없습니다. 다양한 코미디 영화에서 활약했던 벤 스틸러와 에디 머피가 출연했다고는 생각이 안될 정도죠. 제가 본 영화들 중 가장 진지한 벤 스틸러를 타워 하이스트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흔히 코미디라 불리는 영화들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타워의 고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에서 차를 훔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어찌나 스릴 넘치게 담아냈는지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부르즈 칼리파 빌딩씬을 볼때 느꼈던 스릴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통쾌하고 명확한 결말 또한 이 영화의 매력이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죄를 지은 이들이 그 죗값을 받는 것은 당연할진데, 이런 당연한 모습을 보면서 통쾌하다는 사실을 느끼는 게 이상하네요. 현실에서는 이런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탓이겠죠?

|  타워 하이스트 예고편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와 영화 타워 하이스트를 무리하게 연관지은게 아닌가도 싶지만 영화를 볼 때 그저 영화의 내용만 보기 보다는 무엇인가 이끌어 내기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2011년 가을, 겨울 월가를 뜨겁게 달궜던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와 2011년 11월 개봉한 타워 하이스트에서 공통점이 그저 시기적 일치감만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상위 1%의 사람들을 위해 나머지 99%가 희생하고 손해보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이겠죠. 아마 이런 분들은 영화 타워 하이스트의 아서 쇼에게서 상위 1%의 모습을 보셨을 것 같습니다.

강한 웃음을 기대하신다면 조금 실망하실지도 모르는 영화 타워 하이스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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