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우리의 삶이 갖는 놀라운 비밀.

마가렛 대처의 삶을 영화화한 철의 여인을 봤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통해 그녀의 치열한 삶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럴 의도로 이 영화를 찾았고 나를 자극할 무엇인가를 기대했습니다. 요즘 나름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지만 성과 없이 쳇바퀴 돌듯 도는 일상에 자극이 필요했던 탓이죠.

하지만 철의 여인은 제가 기대하던 마가렛 대처의 치열한 삶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자극은 아니었지만 다른 의미에서 자극을 받았습니다. 역시 영화는 생각하게 하고 또 제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철의 여인을 통해 저는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해볼 시간을 가졌습니다.

메릴 스트립
우선 메릴 스트립의 이야기를 빼놓고 갈 수는 없겠죠?
메릴 스트립은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우리나라에서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통해 대중에 보다 널리 알려지게 된 배우입니다(물론 그전 부터 인정받고 유명했습니다).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알게 모르게 출연한 영화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필모 그래피를 보시면 "아 맞다, 여기에도 나왔었지?"라는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메릴 스트립은 아카데미 상에 16번 노미네이트 되었고, 두 번을 수상했으며, 골든 글로브 상은 25번 노미네이트 되어 7번 수상했습니다. 역사상 다른 어떤 배우도 두 상에 이렇게나 많이 노미네이트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수상 경력이 그녀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현대 여배우들 중 가장 재능이 있고 존경을 받는 배우라는 점을 이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메릴 스트립은 철의 여인에서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습니다. 철의 여인에서 메릴 스트립의 연기를 감히 그녀의 최고의 연기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똑같다.
철의 여인이 그녀의 치열했던 삶을 목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영화를 보게되었다는 말을 처음에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마가렛 대처의 노력이나 정치적 활동 보다는 오히려 그녀의 삶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녀는 남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였지만, 그녀는 영국 최초의 여성 수상이었습니다. 당시의 여자들은 순종적인데다 가사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지만 그녀는 동시대의 여성들과는 완벽히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영화를 보면 그녀가 이런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그녀는 특별한 삶을 살았습니다. 동시대의 여성들과 온전히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비단 당시의 여성들 뿐만아니라 그 어느 시대의 사람들과 비교하더라도 그녀의 삶은 특별했습니다. 그녀는 치열하게 살았고 자신의 삶에 충실했습니다. 마가렛 대처는 타인들이 보기에는 완벽한 삶을 산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똑같고 누구라도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는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바로 제목에서 언급한 우리네 삶의 놀라운 비밀인 것이죠. 영국의 경제 부흥과 안정을 이끌어낸 그녀에게도 자신의 삶을 되돌아 봤을 때 후회할 일들이 있고 안타까워 할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은 너무 짧습니다. 전체의 삶, 수십년을 돌아보면 정말 긴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막상 24시간 기준으로 하루를 보면 이 하루가 얼마나 짧은지, 내가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일에 시간적 공간적 제약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없죠.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존재합니다. 마가렛 대처의 삶도 그러했습니다. 특별한 삶을 살아온 그녀지만 그녀에게도 역시 하루는 24시간 뿐입니다. 유독 그녀의 하루만 48시간이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녀도 삶의 일부분을 포기해야했고, 하필 포기한 부분이 가족이었던 것이죠. 그녀는 영국 최초의 수상이라는 놀라운 정치적 성과를 거두지만 가족에게는 부족한 엄마였죠. 그래서 노년의 마가렛 대처는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하지 못한 지난 날을 후회하고 그리워합니다.

삶에 있어 균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게 되면 어느 한 부분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게 우리네 삶입니다. 영화는 아마도 이런 것들을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의 여인
철의 여인은 놀라운 실행력으로 70년대 영국 경제를 되살려낸 마가렛 대처에게 세계인들이 붙여준 그녀의 별명입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녀의 별명인 철의 여인은 좀 다른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철의 여인이라는 제목은 강인했던 그녀의 과거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쇠약하고 나이든 그녀의 모습을 오히려 강조할 수 있는 요소로 사용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영화는 그녀의 활동 왕성했던 시기보다는 노년의 그녀의 삶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저는 철의 여인을 보면서 문뜩 픽사의 애니메이션인 UP이 떠오르기도 했네요.

|  철의 여인 예고편

Margaret Thatcher Foundation Web Site
마가렛 대처 공식 홈페이지(http://www.margaretthatcher.org/)
마가렛 대처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공식 홈페이지입니다.

메릴 스트립을 볼 수 있었고 처칠과 더불어 영국 최고의 수상으로 꼽히는 마가렛 대처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던 영화 철의 여인이었습니다. 철의 여인은 계속 언급드렸지만 그녀의 치열한 노력과 정치적 활동에 대해 자세히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좋은 관람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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