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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영화

내가 사는 피부, 이 영화 꼭 혼자 보세요.

by in사하라 201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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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피부를 봤습니다.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죠. 이 영화를 본 최종 감상부터 말씀드리자면 경악 그 자체입니다. 정말 경악이라는 단어가 이 영화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경악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소스라치게 깜짝 놀람이라는 뜻인데 그만큼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표면적인 부분 이외에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하시는 분들에게는 흥미로운 영화지만,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취향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다소 불편하고 꺼림칙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분명 불편할 수 밖에 없는 내용(스포일러 포함)
내가 사는 피부의 내용은 분명 일반 상식선에서 불편할 수 밖에 없는 내용입니다.
딸의 성폭행범을 납치하고 성전환시킨다는 설정이 편안하게 느껴지실 분은 거의 없으실 겁니다. 거기에 결국 사랑에 빠지기까지 한다는 설정은 보통 사람이라면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이처럼 불편하기 그지 없는 내용을 감독은 참으로 담담하고 차분하게 그려냅니다. 굳이 이런 불편한 내용을 영화의 소재로 삼는 경우는 대부분 감독이 의도하는 바가 있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에 내재된 감독의 생각이나 사상 따위를 전달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과연 감독은 그의 어떤 생각을 전달하려 했는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감독은 어떤 생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나?(스포일러 포함)
내가 사는 피부를 보면서 두 인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성형외과의인 로버트 박사와 인공피부이식을 통해 창조된 미녀 베라입니다. 영화 자체를 이 두 인물이 풀어가기도 하지만 배역의 색깔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들 인물에 집중해 영화를 봤습니다.

로버트 박사는 인간의 소유욕이라는 관점에서 찬찬히 들여다봤습니다. 아버지가 다른 자신의 동생에게 사랑하는 여자를 빼앗겼던 기억 그리고 그녀의 죽음, 성폭행으로 미쳐버린 자신의 딸 노마와 그녀의 자살. 로버트 박사가 겪은 이 두사건은 모두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연관성이 있습니다. 로버트 박사는 사랑하는 두 여인을 잃었죠. 그가 빈센트에게 저지르는 모든 행위는 이러한 상실감에 자행되었고 그의 모든 노력이 거듭될 수록 빈센트는 그의 빈자리를 채울 소유의 대상으로 자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인물은 베라입니다. 베라는 인간의 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베라는 신체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습니다. 신체의 변화(성전환)는 호르몬의 변화를 유발하고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는 한 사람을 온전히 변화시켰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총체적인 변화도 한 인간의 정체성까지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인간은 태초부터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로부터 왔는지를 고민해 왔고, 이러한 과정에서 철학과 종교가 발달하게 되었죠.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베라도 결국 자신의 정체성인 빈센트를 버리지 못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합니다. 또한 이러한 회기는 자유를 갈망하기에 굴레를 벗어나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죠.


혼자 보라고 말씀 드리는 이유
이 영화 애인과 보기에도, 남자끼리 보기에도 그렇다고 여자끼리 보기에도 좀 애매합니다. 가족끼리 본다는 것은 굉장히 비추합니다. 우선 내용이 조금 야합니다. 노출이 제법 있습니다. 영화의 전개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내용과 장면들이지만 누군가와 같이 보기에는 조금 부담스럽습니다. 거기에 베라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면 더더욱 부담스럽고 불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누군가와 함께 보기에는 다소 불편하기 때문에 혼자 보라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이유 하나만은 아닙니다. 혼자서 조용히 감상한다면 여러모로 탐구할 만한 상징들과 내재된 생각들을 효과적으로 캐치하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내가 사는 피부 Trailer




이 영화의 포탈 평점은 대략 7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별 평점을 보면 높은 점수와 극도로 낮은 점수가 뒤섞여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죠. 이처럼 좋은 영화일지도 모르지만 내용이 다소 불편한 경우 중간대의 점수를 받는 경우가 드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드리자면, 인셉션 보신분들 많으시겠죠? 인셉션 또한 상당히 많은 상징과 함축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셉션을 보시면서 화려한 그래픽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력 대신 상징과 함축된 내용에 관심이 더 가셨다면 아마 내가 사는 피부 또한 만족하며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반면 인셉션을 보고 화려한 CG와 표면적인 스토리에 감탄하신 분들은 내가 사는 피부를 보고 많은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어땠냐구요? 저는 인셉션을 보고 그냥 재미있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내가 사는 피부도 다소 불편했지만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는 잡식성이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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