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사하라/이런저런 이야기

허경영을 논하다 그리고 Call me

by in사하라 2009. 8. 15.
300x250





  요즘 인터넷좀 하신다는 분이면 허경영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가히 신드롬이 일 지경이다. 그가 이번에는 가수로 데뷔를 했다. 그의 노래 'Call Me' 현재 각종 포털사이트의 동영상 게시판에 상위랭크되며 많은 화제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반응은 각양각색. '미쳤다', '도대체 왜이러는가', '손발이 오그라든다' 라는 반응에서부터 그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이들도 제법 보인다. 아니 이제는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생길 지경이다. 그의 이러한 인기의 근원은 도대체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그의 행동과 발언은 각종 신문에 기사로 등장하고 세간에 화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한번 논해 볼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듯 싶다.


 대선주자 허경영 



  허경영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그의 대선 출마였다.
경제공화당 총제, 기호 8번 대선후보 허경영. 그의 출마 자체가 웃음거리였고, 그의 황당한 공약은 세간의 주목을 받되 이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대선 출마 당시 허경영이 제시했던 공약을 한번 살펴보기로 했다.
 


  허경영의 대선 공약 목록]

  1. 만 60세 이상 노인에게 건국수당을 매월 70만원씩 지급하여 노후불안 완전해결

  2. 결혼시 남녀 각 5,000만원씩 1억원을 지급하여 가정부채 원인해결
  3. 출산시 마다 3,000만원씩 지급 하여 망국적 인구 감소 해결
  4. 전기, 전화, 핸드폰, 가스, 수도요금 각 5만원까지 무상 공급으로 중산 서민 보호
  5. 400만 신용불량자 20년 무이자 융자 실시로 1회에 한하여 즉시 해결
  6. 수능시험폐지, 고등학교 시험 폐지, 내신제 폐지, 초중고 대학 등록금 폐지로 전인교육시대 실현
  7.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지자체의원 보수폐지, 단체장 선거 폐지
  8. 국민실업 해결을 위한 허경영 산삼 뉴딜정책으로 1,000만 일자리 창출
  9. 정당제도 폐지하여 지역감정을 없애고 정당 국고 보조금을 없애 예산절약
  10.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이전하여 안보실현과 세계정치의 중심이 되게하고 몽고와 통일하여 아시아 연방
       통일 준비

  11. 금융실명제 폐지, 부동산 실명제 폐지, 상속세 폐지로 외국 자본으로부터 대기업을 보호
  12. 어음보험제와 네트워크 보험제를 만들어 부실 피해자 완전 예방
  13. CD, 채권, 수표, 현금 등 화폐 변경으로 900조 지하자금 회수
  14. 농지, 농가거래 자유화로 도시민들 주말농장 시대와 농촌 새마을운동 활성화
  15. 의료보험을 100%적용, 장기이식 대기자 국가에서 구입하여 1년내 무료 수술
  16. 6.25 월남참전용사 3억원 지급과 매월 30만원 지급
  17. 택시기사 민정경찰 요원으로 위촉하고 연료비 무상지원으로 범죄예방
  18. 농약생산 완전 금지하고 미생물 농약으로 한국농산물 국제 경쟁력시대 실현
  19. 36가지 직접세를 폐지하고 간접세로 바꾸어 탈세 완전예방
  20. 국민연금폐지, 장애인 재활수당과 보행권지원 등을 현실화
  21. 양도세, 재산세, 종부세등 부동산관련 세금폐지로 국민재산권 보호
  22. 전과 대사면과 호적대삼녀으로 전과와 이혼기록 호적에서 폐지 사생활 보호
  23. 전 군을 모병제로 하여 군 입대제도 폐지. 예비군훈련을 폐지
  24. 경기도 전체를 서울특별시로 합병하고 전국 9개도를 4개도로 축소
  25. 과학자, 기술자에 대한 지위향상 및 줄기세포 연구재개를 위한 국가지원
  26. 새만금을 글자의 뜻대로 세계 제 1의 금융도시로 개발 국민소득 5만불 실현
  27. 국가부채를 화폐 변경으로 얻어지는 900조로 완전해결
  28. 동경기준 우리시간을 서울 기준으로 바꾸어 일본이 우리시간을 30분 틀리게 한 것을 수정
  29. 파업 완전근절을 위해 노동3권중 행동권(파업권)대신 경영참여권으로 대체
  30. 팔당댐을 소양감댐으로 바꾸어 무공해 식수 제공


   사실 웃으면서 찾아보았던 공약을 블로그에 옮겨적다 잠깐 움찔했던 게 사실이다. 참 잘 만들어진 공약이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되었던 부분, 보이지 않는 중요한 부분들을 모두 건들었다는 점이 놀랍다. 물론 실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터무니 없는 공약들이지만 노인문제, 신혼부부, 교육, 경제문제, 세금, 복지, 심지어는 과학자, 기술자의 지위향상 문제까지 현 사회의 총체적 문제와 이슈들을 다룬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민을 두었다. 그랬던지라 막상 허경영의 공약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읽다보면 '오.. 정말로 이렇게 된다면??' 이라고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와서 생각해본 내용이었고, 본인도 결국 당시에는 다른 후보에게 본인의 권리를 행사했다. 물론 낙선했다. 결과는 0.4%의 득표율, 96,756표. 여론조사에 의한 예상득표율이 0.2%였던 점에 비하면 정작 본 게임에서 예상의 2배라는 비약적인 상승을 이루어 낸 것이다. 아마도 이는 당시 대선에 '인물이 없다'라는 생각을 갖은 이들의 자포자기식 투표의 결과가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각종 미디어를 장식하는 허경영 

  현재 상황을 보면 허경영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세간의 주목을 받고있다. 각종 미디어는 그에 관한 기사를 싣고, 그가 한 행동과 발언은 네티즌의 가십거리가 된다. 심지어는 허경영이 출소후 본인이 직접 트위터를 만들었다는 기사가 났고, 그의 트위터는 타 연예인에 못지 않는 방문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한 네티즌이 허경영을 사칭해 트위터를 생성한 것으로 밝혀졌다.(파닥파닥, 많은 이들이 낚였다.) 오죽하면 이런 일까지 발생하겠는가. 그에 대해 비웃는 이들도 있고, 그저 웃어 넘기는 이들도 있고, 추종하는(?) 자들도 간간이 등장한다. 그에 대한 관심이 인기든 아니든 허경영의 행동은 분명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허경영은 허위사실 유포죄로 지난 1년 6개월간 여주교도소에서 복역했었다. 그의 입소, 출소와 관련해 이런 말조차 떠돈다. '허경영의 입소에 하늘이 노해 남대문이 불탔고, 개기일식이 그의 출소를 반겼다'. 그뿐만 아니다. 그는 출소하면서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죽기전에 자신을 찾아왔다라는 발언으로 출소와 동시에 논란을 일으켰고, 토크쇼 진행발언, 가수 데뷔로 인해 각종 미디어는 온통 그의 이야기를 전하고있다.
  그저 한 정신나간 놈의 이야기로 흘려버릴 수도 있으나 그의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겠다. 첫째, 호기심이다. 우리와 다른 별종에 대한 관심인 것이다. 또한 그의 발언들이 원체 파격적이다. 예를들면 그는 자신의 아이큐를 430이라 주장한다. 그에말에 따르면 그는 축지법을 쓰고, 외계와 소통한다고 한다. 그냥 흘려듣기에도 신기한 발언들이니 그의 다음 행적이 궁금해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현 정권과 시국에 질려버린 일부 국민들이 허경영의 탈사회적인 그의 이상과 발언에 마음이 동한 것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이 견디기 힘들정도로 처참하고 벗어나고 싶을 때 종종 사람은 그것을 극복하려 노력하기보다 회피하려는 속성을 가지고있다. 이러한 속성들에 의해 지금의 미디어 속 허경영이 탄생한 것이다.


▲ 허경영은 자신이 공중부양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필자가 바라보는 허경영

  사실 허경영이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거기까지이다. 체게바라의 명언'불가능한 꿈을 꿔라. 하지만 리얼리스트가 되라'라는 말이있다. 이말에 빗대어 허경영을 바라보자면 그는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으나 리얼리스트는 결코 아닌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라는 문제를 배제하고서 변혁은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다. 그를 바라보는 필자의 시각은 서커스에 찾아가 재주부리는 광대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그저 바라보고 웃고 떠들고 이야기하다 결국 잊어버리는 광대. 하지만 이런 그에게서도 배울점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는 베트남 참전 용사였다. 대선 때 한번쯤 입에 올릴 법도 한 발언이었겠으나 그의 입에서는 이러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6.25 월남참전용사 3억원 지급과 매월 30만원 지급이라는 공약을 만들었다. 그리고 대선 후보 등록 당시 그는 아들 둘의 병역신고를 하지 않아 등록이 하루 연기되었다 한다. 이에 그가 유부남이라느니 숨겨둔 자식이라느니 많은 말들이 있었는데 사실 그 둘은 그가 고아원 운영당시 입양시킨 호적상 아들이었다한다. 이것도 따지고 보면 대선에서 크지는 않겠으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은근히 묵묵한 이런 모습들은 그를 다시 바라보게 끔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곰곰히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리고 정치판에서의 허경영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실 '미친놈'으로 정의된다. 아무리 좋게 표현하려 해봐도 그를 표현하는 다양한 수식어들은 저 한 단어에 귀결된다. 그의 정치생활도 10년이다. 온갖 비아냥과 정신나간 사람 취급을 받으면서도 정말이지 그는 꿋꿋하다. 보통 이들이었다면 결코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이지 한결같다. 정치판에서 저만치 한결같은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다만 그에게서 느끼는 이러한 긍정적인 모습은 현재의 그의 모습을 커버할 만큼 압도적이지는 못하다. 
  어찌되었든 결국 광대놀음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그를 보겠지만 앞으로도 그의 행적은 관심의 대상이 될 듯 싶다. 그는 또 어떤 괴상하고 신기한 이야기를 할것인가?



 마지막으로 그의 노래 'Call me'

  그는 본인이 노래, 토크쇼에 대한 발언을 하면서 요즘 같은 시기에 자기 같은 사람이 웃음을 줘야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 그의 노래는 손발이 조금 오그라들기는 하지만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최소한 웃기니까.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