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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사하라/이런저런 이야기

[공모전] 숨은 손글씨 찾기 공모전

by in사하라 2009.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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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어렸을적 아버지의 글씨체를 따라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글씨에 대한 애착도 남들에 비해 큰 편이었다. 덕분에 글씨라는 거 제법 예쁘게 그릴 줄 알게 되었고, 중고등학교 시절 수업이 끝나면 필자의 노트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일쑤였다. 허나 컴퓨터가 급속히 보급되고 사실상 글씨를 예쁘게 쓸 필요성이 다소 떨어진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필, 펜을 이용해 글씨를 종이에 직접 쓰기보다 키보드를 이용해 글씨를 화면에 뿌리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글을 쓰는 속도로보나 모양새로보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종종 예쁜 글씨에 대한 향수가 일 때가 있다. 정갈한 모양새로 빼곡히 채워진 한권의 노트를 세월이 지나 다시 펼쳐보면 그 시절 향내음이 문뜩 코끝을 스쳐지나감을 느낀다. 그렇듯 글씨는 '추억을 담는 수단'이다.

  펜이라는 것을 손에 잘 쥐지 않는 요즘 세대들 틈에서 글씨를 조금 쓴다는 건 종종 개인의 장점이 되기도 한다. 필자는 컴퓨터공학과임에도 글씨 덕에 군에서 경리병과에서 복무할 수 있었다. 물론 글씨가 경리병과에 도움이 되는 기술은 아니나 당시 근무하던 장교는 글씨를 보고 사람의 성격을 판단, 필자를 차출했다고 한다.(바르고 정갈한 글씨는 차분한 성격을 나타낸다??) 뭐 딱히 내가 그런 성격을 소유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필자와 함께 훈련소에서 내무실을 사용했던 전우들은 대부분 GOP내 철책을 오르내렸다. 그 외에도 종종 글씨를 통해 주위의 이목을 집중 시키기도 한다. 사실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 있어서는 글씨체라는 것이 지금처럼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으리라. 단지 시간이 흐른만큼 컴퓨터에 의해 우리 세대들의 글씨체도 변한 탓인 것이다.


 네이버 숨은 손글씨 찾기 공모전

▲ 자세한 내용은 '손글씨 공모전'을 검색해 보시길


  우연히 웹 서핑 도중 손글씨 찾기 공모전을 발견하였다. 한번 지원해 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필연적이었다. 자신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네이버의 공모전 개최 의도도 마음에 들었다. 상금도 상당했고 더군다나 내 글씨가 폰트로 개발되어 배포된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40여분의 시간에 걸쳐 예시글을 써내려갔다.


 필자의 글씨체



  글씨를 제법 쓴다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막상 적은 후 공모전에 출품한다 생각하니 보이는 오류가 한두가지가 아니더라. 종종 같은 글자 다른 글씨체가 눈에 들어오고 선이 바르고 곧지 못한 경우도 많다. 또한 검색을 통해 다른 이들의 글씨체를 보니 위축되는 것도 사실이더라. 게다가 필자가 입상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강낭콩' 때문이었다. 빌어먹을 강낭콩!!!!




  사실 똑같은 글씨체는 아니다. 하지만 원체 닮았다. 독창성이라는 관점에서 필자의 글씨체는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울 듯 싶다. 게다가 종이에 써 놓은 글씨와 스캔 후 모니터를 통해 보는 글씨가 사뭇 다르다는 것도 느꼈다. 역시 폰트로 사용할 글씨라는 거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었다. 수상에 대한 기대는 사실 0.1%도 하지 않는다. 검색을 통해 접한 다른 이들의 손글씨는 개성이 넘치고 참으로 보기 좋았다. 생각해보면 필자의 글씨체는 손글씨라는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듯 싶다. 어찌되었든 오랫만에 글씨체라는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어 좋았던 것 같다. 게다가 강낭콩이라는 글씨체가 필자의 글씨체와 닮았다는 것도 알아내지 않았는가?

  혹여 이 포스팅을 보거나 개인적으로 찾아본이들 중 자신의 글씨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 한번쯤 도전해보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누가 알겠는가? 자신의 글씨체가 한글, MS OFFICE, 웹 브라우저 등 컴퓨터 세상에서 영역을 가리지 않고 폰트로 널리 쓰이게 되는 날이 올지.                시도하는 자만이 성취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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