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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대하, 대부도 대하 소금 구이 제대로 맛 보는 법

by in사하라 201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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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대하, 대부도 대하 소금 구이 제대로 맛 보는 법

대부도 대하구이, 왕새우 소금 구이 맛집 찾아 삼만리

 

뜨거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익숙했던 반팔 티셔츠를 입은 거울 앞 내 모습이 어색해졌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가을이라는 말에 누군가는 뜨거웠던 여름을 아쉬워하더라. 하지만 무뎌터진 내게 가을은 그저 온도가 내려갔구나 정도의 감흥으로 다가왔을 뿐. 온난화로 짧아진 가을의 길이 만큼이나 그 의미 또한 짧아져 버렸나보다. 하지만 다들 나같지는 않을 터. 가을을 유독 반기는 이들도 있다. 내 동생이 이러한 부류인데, 이런 부류들은 가을이면 주말이면 바다를 찾는다. 내 동생은 가을의 정취가 아닌 가을의 선물에 입맛을 빼앗겼다. 요즘 가끔 안부를 물을 때면 여지 없이 대하와 꽃게 이야기로 거품을 문다. 꽃게와 대하가 제철이란다. 그래서 대부도를 찾았다.

 

 

선선한 바람과 대부도

대부도를 처음 찾았다. 그저 멀다고만 생각했던 대부도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다. 대부도를 찾는 길은 말 그대로 설레임이었다. 일자로 길게 뻗은 시화 방조제 좌우로 파도에 흩어지는 햇빛에 눈이 부셨다. 살짝 열린 창문 틈으로 바다 내음과 선선한 바닷바람이 들이 닥쳤다. 그저 기분이 좋았다. 왜 진작에 찾지 않았을까. 문뜩 대하의 맛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해준 동생에게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대부도는 그 안 보다 가는 길의 설레임이 컸다.

 

대부도 초입에 들어서면 거대한 풍차가 반갑게 맞이한다.

대하 소금 구이를 찾기 전 아직 배가 부르다면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를 찾자.

눈 앞에 거대한 풍차가 스쳐갔고 이내 대부도 바다향기 테마파크에 도착했다. 아직 대하를 마주하기엔 이른 시간, 4시. 허기가 엄습해오길 기다려야했다. 그리고 바다향기 테마파크는 우리에게 허기를 선물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었다. 드넓은 갈대밭 사이사이 풍차들이 이색적인듯 어색했다.

 

 

대부도 제철 대하를 맛보기 위한 험난했던 여정

가장 먼저 찾은 대하 구이 맛집은 천하 수산 총직판장.

대하 소금 구이를 맛보기 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대부도 맛집이다.

애초에 대부도를 찾은 목적은 싱싱한 대하를 맛보기 위함이었다. 가을의 정취를 가득 품었다는 대하의 맛. 해가 뉘엇뉘엇 넘어갈 즈음 허기가 찾아왔다. 이제 대부도 대하 맛집을 찾을 시간. 검색을 통해 리스트에 오른 대하 구이 맛집은 '천하수산총직판장', '호남9호횟집'이었다. 돌아가는 길이 막힐 것을 생각해 느긋하게 천하수산총직판장을 찾았다. 하지만 이 여유가 나에게 시련을 선사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천하 수산 못지 않게 호남9호 또한 많은 이들이 찾는다.

회와 함께 새우 구이를 곁들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 될 듯.

천하수산총판장에서 주문을 위해 계산대를 향한 나는 당황했다. 대하가 모두 떨어졌다는 것. 내 바로 앞 손님을 마지막으로 대하가 동이 났단다. 이 무슨... 갓 8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대하가 없다니. 하지만 당황하지 마라, 손은 눈보다 빠르... 아니 리스트에 오른 다른 대하 맛집이 있으니. 서둘러 호남9호횟집을 향했다. 여기도 대하가  동이났단다. 그 옆집도 그리고 그 옆집도. 대하를 맛보기 위한 여정이었거늘, 과연 대하를 먹고 돌아갈 수 있는 걸까?

 

 

대하 결국 그 맛을 보다.

그들은 우리에게 대하 구이를 쉽서리 허락하지 않았다. 다들 하나 같은 이야기 뿐. "아이고 대하가 다 떨어졌네, 저 위에 대하만 파는 천하수산이 있는데 그쪽으로 가봐요~" 나는 이미 갔다왔단 말이다. 그러던 중 한 가게 주인이 다른 가게를 알려주며 가보라했다. 그렇게 내게 가을 대하의 맛을 보여준 집은 '매화 양식장'이었다.

 

대하를 맛보지 못하고 돌아가야 할 위기.

결국 우리는 매화 양식장에서 대하 소금 구이를 맛볼 수 있었다.

원래 계획 했던 천하 수산과 호남9호에 입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결국 제법 늦은 시간이 되서야 대하를 맛보기 위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데 특히 천하 수산에 대한 아쉬움은 대하를 맛보기 직전까지도 남아 있었다. 우리는 대부도를 다시 찾으면 꼭 천하 수산에서 대하를 맛보리라 다짐했다. 아쉬움을 달래며 우리는 바지락 칼국수와 함께 왕새우 소금구이를 1kg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소금을 가득 품은 냄비가 테이블에 자리했다. 천하수산은 천일염만을 사용한다는데 매화 양식장은 과연 천일염을 사용하는지 궁금해졌다. 여전히 발을 돌린 아쉬움이 남은 모양이다.

 

 

냄비에서 뜨거운 김이 오르기 시작했다.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나오자 냄비가 타는 것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불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할 때 쯤 냄비에 대하가 투하됐다. 냄비 안이 뜨거워 요동 치던 대하 한 마리가 냄비 밖으로 튀어 나왔다. 살짝 당황했지만 제법 신선한 대하겠거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파닥파닥 제법 시끄러웠던 소리가 잠잠해지자 이내 알맞게 익은 대하가 불그스름한 자태를 뽐냈다. 새우 맛을 모르는 나도 그 빛깔에 입맛이 돌았다. 너무 뜨거워 귓볼에 절로 손이 갔지만 그래도 그 맛이 궁금해 호호 불어가며 대하 껍질을 벗겨냈다. 하나 둘 열심히 까먹기 시작했다. 대하를 씹으면 느껴지는 그 육즙이 달달하더라. 달달하면서 탱탱한 질감이 나쁘지 않았다. 여전히 내 앞에 고기와 대하가 나란히 놓이면 고기를 택하겠지만 대하의 맛도 나쁘지 않았다. 내년에도 한번쯤은 대하를 먹기 위해 바닷가를 찾지 않을까?

 

 

대하를 까먹은 처참한 흔적. 열심히 까먹은 대하의 껍질이 수북히 쌓였다. 먹고 남은 대하 머리는 따로 모아 구워 먹는다고 하는데 새우 초보인 내게 아직은 무리. 기름에 튀겨내면 혹시 또 모르겠다. 열심히 까먹고 있는데 왕새우 튀김을 서비스로 주셨다. 솔직히 구이보다는 튀김이 내 입맛에 맞았다. 역시 어떤 식재료도 기름에 담궜다 빼면 그 맛이 배가 되는듯 하다.

 

열심히 대하를 까는데만 집중한 덕에 서비스로 제공 받은 왕새우 튀김도 나름 시원한 국물이 맛이 좋았던 바지락 칼국수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역시 음식 포스팅의 한계는 맛에 취해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을 까먹는 데 있는 듯.

 

 

열심히 먹고 밖으로 나오자 그제서야 수족관이 눈에 들어왔다. 수족관엔 싱싱해 보이는 대하가 가득 들어 있었다. 천하 수산에도 그리고 호남9호와 그 주변 음식점에서 눈을 씻고도 찾을래야 찾을 수 없었단 대하가 여기 수족관에는 넘쳐났다.

 

 

총판장 vs 횟집

대하 구이는 대하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먹어야 한다. 천하수산총판장, 매화양식장 등이 대하만을 취급하는 가게들이다. 그외는 모두 횟집으로 보면 된다. 사실 대하의 질이나 신선도 면에서 총판장이나 횟집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제철 대하를 판매하는 대부분의 식당이 이를 찾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니 매일매일 신선한 대하를 공수받을 터. 다만 그 둘의 차이는 횟집은 하나같이 회와 대하를 세트로 구성한다는 점이다. 횟집 입장에서 보면 대하구이 단품 한 냄비 양이면 세트 몇개를 판매할 수 있다. 그래서 가게 수족관에 남은 새우가 얼마 되지 않으면 가게는 대하 구이 한 냄비 팔 양으로 세트 여러개를 판매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늦은 시간 대하 구이를 먹으려면 대하만 판매하는 곳을 찾아야 한다. 시간이 늦으면 늦을수록 더더욱 그래야 한다.

 

대하 구이 한 냄비 대신 세트 여러개를 판매하려는 횟집을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영업하는 가게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 다만 찾는 집마다 대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에 대하를 맛보지 못할 상황을 마주한다면 총판장이나 양식장을 찾는편이 대하를 맛볼 더 높은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었다.

 


 

기왕 대부도를 찾은김에 목표로 했던 천하수산총판장에서 맛보았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매화 양식장도 좋았다. 자연산을 파는 곳도 있겠지만 자연산을 찾기는 쉽지 않은가 보다. 대부분 양식 대하를 판매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대하와 비슷한 '흰다리새우'가 대하의 자리를 대신하기도 한다고 하더라. 유명 낚시 블로거 '입질의 추억'님 블로그에서 알게 된 사실. 대하와 흰다리 새우의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라면 다행(?).

 

Tip. 늦은 시간 대부도에서 대하를 먹으려면

'대부도'에서 찾는 가게마다 대하가 떨어져서 대하를 먹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면 네비게이션에 '제부도'를 입력하자. 제부도를 향하는 중간중간 대하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총판장, 양식장이 여럿있다. 이 곳에서는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대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우리가 맛본 대하구이 맛집 매화 양식장. 매화 양식장은 천하 수산 총판장을 지나 차로 길을 따라 10여분 정도 더 이동하면 찾을 수 있다.

 

매화 양식장

• 주소 :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630-86

• 전화 : 031-357-0562

• 메뉴 : 왕새우 소금구이 1kg(₩40,000), 왕새우 튀김(₩20,000), 바지락 칼국수(₩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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