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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영화

거대 괴수 영화 추천, 반갑지만 아쉬웠던 고질라 2014

by in사하라 2014.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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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GODZILLA, 2014

거대 괴수 영화 추천, 반갑지만 아쉬웠던 고질라 2014

 

늦은 밤 오랫만에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그간 볼만한 영화도 없었지만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아 영화관을 찾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정말 오랫만에 그것도 심야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찾았습니다. 토요일 밤 영화관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이 시간 영화관을 찾은 것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옛날 일입니다. 차가 없는 뚜벅이 족에게 늦은 시간의 영화 관람은 그림의 떡이었죠. 그런데 이처럼 오랜만에 그것도 늦은 시간에 영화관을 찾게 된 것은 새로 이사한 집 근처에 영화관이 떡하니 자리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호사 아닌 호사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의 영화 관람이라 무엇을 봐야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마블의 영화는 빼놓지 않고 극장에서 봐왔으니 당연히 아직 보지 못한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을 봤어야 마땅한데, 고질라가 묘하게 끌렸습니다. 잠시후 입장한 상영관 스크린엔 마블이 아닌 레전더리 픽쳐스의 로고가 표시되었습니다. 결국 고질라를 선택한 것이죠.

 

오랫만의 거대 괴수 영화
레전더리 픽쳐스 하니 문뜩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퍼시픽 림입니다. 이 제작사가 무슨 연유로 거대 괴수와 거대 로봇같은 크리쳐물을 계속 제작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류의 영화는 남자들에게는 언제나 땡큐입니다. 크리쳐물은 남자의 향수를 자극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고질라에 대한 기대도 컸습니다. 퍼시픽 림이 호불호가 다소 갈렸지만 개인적으로는 여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에 전혀 불만이 없었던 터라 뒤를 이은 레전더리 픽쳐스의 크리쳐물 고질라가 기대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고질라는 기대에 조금 못미쳤지만 간만의 영화 관람이었다는 점 그리고 간만의 크리쳐물이었다는 점에 만족했습니다.

 

발상의 전환은 좋았지만 너무 원작에만 충실한 스토리가 아쉬워
이번 고질라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바로 영화의 오프닝이었습니다. 시작하면서 흘러나오는 영상들은 명확하게 메시지를 담고 있지는 않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려는지 유추 할 수 있을 정도의 단서를 남깁니다. 그리고 영화 중반부가 지나면서 오프닝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관객들에게 설명합니다. 기존의 고질라는 인류가 핵무기를 개발하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탄생하게 된 돌연변이입니다. 그런데 이번 고질라에서는 이런 기존의 설정을 뒤엎었습니다. 고질라는 돌연변이 대신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등장하게 됩니다.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고질라인 것이죠. 기존의 설정을 부정하고 새로운 발상을 가져온 것은 좋았지만 전반적인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부실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종반부 내용은 유아용 영화 한편을 9천원씩 2시간을 보고 나온 것 같은 찝찝함을 선사합니다. 사실 스토리나 연출이 아쉽게 느껴진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번 고질라의 감독 가렛 에드워즈는 기존 원작에 충실하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스토리나 연출에서 기존 원작에 충실하려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났습니다. 고질라의 모습만하더라도 원작 고질라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았습니다. 다만 원작에 충실하는 것은 좋았는데, 관객의 눈높이가 예전과 비교해 월등히 높아진 만큼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무엇인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저런 아쉬움에 결국 영화를 보고 나온 지금 포효하며 샌프란시스코를 유유히 빠져 나오는 고질라의 모습만이 머리에 남았네요.

 

또 다른 신선한 발상, 재난 영화 고질라
기존의 괴수 영화 혹은 외계 침략에 대응 하는 영화 등은 모두 인간이 이들에 대응하고 기지를 빌휘해 무찌르거 극복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특정 나라가 중심이 되어 그들을 미화시키고 소위 애국심을 부추기는 형태의 영화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고질라는 이러한 영화들과 비교할 때 제법 발상이 신선했습니다. 이번 영화 고질라에서 인간은 그저 의도되지 않은 피해자이자 사건의 관전자일 따름입니다. 영화 속에서 인간은 사건의 해결에 큰 역할을 하지않습니다. 주인공이 무토의 알을 불태우는 역할을 해내지만 그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극복하려 노력은 하지만 해결의 주체가 되지는 못합니다. 퍼시픽 림만 하더라도 인간 대 괴수의 구도로 인간이 고군분투 끝에 위기를 극복하지만 고질라는 괴수 대 괴수의 싸움이 이야기의 큰 흐름이고 인간은 그 싸움의 온전한 피해자이자 관전자로서의 역할만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마치 괴수 영화라기 보다 재난 영화의 스토리 같습니다. 자연 재해에 대해 인간은 속수무책이며 그저 자연에 순응 하고 그안에서 극복을 위한 노력과 인간애를 보여주는 것이 자연 재해를 다룬 대부분 영화의 스토리입니다. 그래서 고질라는 괴수 영화라기 보다 마치 재난 영화를 보는 것만 같습니다. 괴수도 자연과 생태계의 일부이며 인간은 그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려 노력하지만 본질적인 해결은 불가능한 것이죠. 그리고 역시 그 안에 가족의 사랑과 재회는 빠지지 않습니다.

 


 

고질라는 원작에 충실하려 노력했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다소 부실하고 유치한듯한 인상으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퍼시픽림과 고질라 두 영화 모두 소재 자체는 관객들에게 크게 어필했지만 스토리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기는 소위 끝발이 약한 영화들로 남았습니다. 결과가 어쨌든 이런 영화는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시대를 뛰어 넘어 사랑 받는 소재 그리고 그래픽 기술의 발전을 실감할 수 있는 이런 리메이크 작품을 위해서는 언제라도 영화관을 찾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레전더리 픽쳐스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네요. 레전더리 픽쳐스가 언젠가 울트라맨을 제작하려 달려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혼자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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