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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영화

반복된 일상의 탈출을 꿈꾼다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by in사하라 201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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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일상의 탈출을 꿈꾼다면,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2013

 

 

영화는 어떤 이의 삶에 대한 기록입니다. 누군가의 특별했던 삶이 혹은 어떤 이의 남다른 오늘이 그리고 누군가에게 일어날지도 모르는 특별한 일들이 시나리오가 되고 영화로 만들어집니다. 물론 과장과 허구, 상상만으로 만들어진 영화들 또한 많지만 누군가의 삶이 영화가 되었을 때 우리는 주인공의 말 한 마디, 한번의 손짓에 미소짓고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삶에 대한 공감인 것이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우리네 삶 그 자체입니다. 물론 저는 주인공 월터처럼 헬기에서 뛰어 내려본 적도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아이슬란드 화산으로 돌진하거나 히말라야를 등반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월터의 삶에는 우리의 삶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월터는 우리 현대인 그 자체입니다.

 

반복된 일상, 탈출을 상상하는 현대인

월요일 아침, 무기력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고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거울 앞에 서서 세수를 했습니다. 왜 내가 이 시간에 일어나 회사를 향해야만 하는지 사는 것이 원래 이렇게 재미없는 것인지 따위의 잡생각으로 아침을 가득 채우고 서둘러 길을 나섰습니다. 오늘도 늦을까 발걸음을 재촉하며 지하철에 올라 구석 한자리를 차지하고 핸드폰에 얼굴을 묻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회사 우울증에 시달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가장 먼저 인터넷을 통해 접하게 된 기사의 제목입니다. 기사를 읽는데 이것이 기사인지 내 일기인지 헷갈립니다. 아니 지금 이 시간 회사를 향하는 사람들 80%의 일기와 다름 없습니다.

 

사람들은 반복된 일상과 무기력한 회사 생활에 회의를 느끼지만 결코 탈출하지 못합니다. 하루 중 수시로 의식의 끈을 놓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월터와 다름없이 우리도 매번 일탈을 꿈꾸고 상상하지만 절대 그 울타리를 넘지 못하고 현실에 순응합니다. 데이트 사이트에 작성한 개인 정보 중 특별한 경험란을 채우기 힘들어 하던 월터처럼 우리도 이력서의 취미와 특기를 채우기 위해 매번 고민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자소서를 채우고 싶어하지만 껌뻑이는 커서와 마주할 뿐입니다. 그렇게 일상을 탈출하고 싶어하는 우리는 학점, 토익 등의 스펙에 순응하고 월급을 신봉하며 그냥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갑니다. 일탈은 언제나 머리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허상에 불과한 것이죠.

 

월터 미티의 17살, 그리고 우리네 17살

최소한 월터 미티는 우리 보다는 나은 환경에 있었습니다. 그는 17살에 홀로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고, 어린 나이에 자신의 미래를 고민했습니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의 17살, 대한민국의 고1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대한민국 대다수의 17살의 삶은 홀로 떠나는 여행이 아닌 꽉 짜여진 스케쥴 속 학교와 학원으로 채워집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터 순응하도록 강요 받습니다. 순응만 하던 우리에게 꿈은 그저 잠잘때 꾸는 허상에 불과합니다. 대다수의 대학생들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지 못한채 그저 조금 더 높은 연봉을 위해 대기업 입사에 목을 메고 있습니다. 대기업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이들에게 주어질 상은 반복되는 일상과 푸념 뿐이겠죠. 푸념은 언제나 '하고싶다', '됐으면 좋겠다'의 비실현적 어미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어릴적부터 순응하는데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하고싶다'가 '했다'로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최소한 우리의 17살도 월터 미티의 그것만 같아도 좋겠습니다.

 

목적, 목표가 있는 삶

반복되는 일상의 흐름을 끊기 위한 작은 목표를 세우기로 했습니다. 월터 미티의 삶은 그저 숀의 스물 다섯번째 사진을 찾겠다는 목표 하나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는 숀을 찾는 과정에서 평생 해보지 못한 일과 모험을 불과 몇일 사이에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특별할 것 없었던 그의 삶은 작은 목표 하나로 인해 다른 이가 꿈꾸고 부러워 하는 인생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아주 작은 목표 하나를 이루기 위해 시작한 작은 행동이 모여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반복 된 일상에 나를 방치하지 말고 그 흐름에 작은 목표를 의식적으로 끼워 넣기로 다짐합니다. 그동안 삶이 불만족스럽다 불평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제 자신을 되돌아 봤습니다. 제가 해온 것이라고는 그저 불평, 불만 뿐이었습니다. 부정의 말만으로 바뀌는 현실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간에 어줍잖은 글을 쓰고, 책을 펼칩니다. 지루한 일상에 작은 목표와 다양한 실천적 경험을 끼워 넣어 볼 계획입니다.

 

세상은 넓고 또 아름답다

해가 지날수록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다지만 매년 해외 여행객은 폭증합니다. 뉴스에서는 여행객의 과소비 행태를 비판하지만 여행은 그저 좋고 또 가치있습니다. 그래서 다들 떠나는 것이겠죠. 저도 떠나고 싶은 마음 한가득이지만 오늘도 그저 희망으로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푸념 대신 계획을 세워봅니다. 그리고 계획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겠죠.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서 좋았던 점 중 한가지를 이야기 하자만 바로 그 영상에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 광활하고 아름다운 대자연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비단 24인치 모니터에 갇힌 대자연이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실제로 그 광경들을 볼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대자연의 풍경을 눈에 담았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 좋아하던 영화를 참 멀리했습니다. 2시간여의 시간 동안 영화를 감상하고 떠올렸던 시덥잖은 생각을 글로 옮기는 과정이 꽤나 즐거웠는데 참 오랫만에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영화에 불과했을지도 모르지만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통해 간만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돌이켜 보면 내가 과연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사는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그저 반복 된 일상에서 체득한 습관에 의지한채 무의식에 의지해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는 2시간의 시각적 경험과 생각을 글로 옮기는 기회를 자주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직 싱싱한 뇌를 공회전만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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