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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영화

빅미라클, 고래를 통해 들여다 본 우리의 모습

by in사하라 201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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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미라클, 고래를 통해 들여다 본 우리의 모습
인간의 이면을 모두 볼 수 있었던 한편의 드라마




빅미라클을 봤습니다.
그리고 지금 오랫만에 영화 리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간 참으로 많은 영화를 봤고, 덕분에 제 블로그에는 제법 많은 영화 리뷰들이 남겨져 있습니다. 제가 리뷰를 남기지 못한 영화들까지 생각해 보면 그간 얼마나 많은 영화를 봤고,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영화를 보는데 쏟았는지 제 스스로도 놀라고는 합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프레젠테이션 블로그를 운영하겠다고 방향을 잡기 전까지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를 영화 블로그라 생각할만도 했습니다. 블로그 운영을 하면서도 정체성을 잡지 못해 우왕좌왕 하던 시절에는 영화와 책 리뷰에 치중하기도 했었죠.

개인적인 사정으로 블로그를 한참 방치하다 오랫만에 다시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우선 가까스로 PPT 템플릿을 하나 만들어 배포 포스팅을 작성했고, 영화 리뷰를 남기고자 지금은 이렇게 끄적이고 있습니다. 그간 도둑들, 광해, 007 스카이폴 등 나름 대작들도 꾸준히 봐왔지만 빅미라클이라는 이 영화, 우연찮게 얻은 여유 속에 우연찮은 기회로 다운 받아 본 이 영화에 대해 제 생각을 적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고래라는 존재를 통해 인간의 이면을 모두 볼 수 있었던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위험에 처한 고래 가족을 구하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
빅미라클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8년 알래스카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던 실제 이야기,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 된 영화입니다. 한 고래 가족이 빙벽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작은 구멍에 의지해 그들의 숨을 연명하게 됩니다. 북극의 온도는 하루하루 떨어져 가고, 고래 가족의 유일한 희망인 작은 구멍은 차별없이 잔혹한 북극의 기온으로 점차 좁아져만 갑니다. 우연찮은 계기로 이런 위험 속 고래 가족을 발견한 뉴스 리포터 아담 칼슨에 의해 고래 가족의 위급한 상황이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게 되죠. 그리고 고래들을 구출하고자 많은 이들이 노력한 끝에 고래는 자유를 찾게 됩니다.

분명 빅미라클의 스토리는 아름답고 또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불쌍한 동물들을 구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했고, 결국 그들의 노력으로 동물들이 자유를 찾게 된다, 이런 스토리는 그동안 감동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다양한 영화에서 다뤄왔던 내용이죠. 거기에 실화라는 요소는 그 감동을 배로 만드는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영화가 아름답고 감동적으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기적이 아름답고 감동적이지만은 않았던 이유
감동적일 수 밖에 없는 장치와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감동보다 씁쓸함을 느낀 이유는 바로 고래 구출에 참여한 사람들의 동기에 있습니다. 고래들의 위험이 알려지고 환경 운동가인 그린피스의 레이첼 크레이머(극중 드류 베리모어)는 고래들을 구하고자 방법을 모색하고 다양한 경로로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주지사, 재력가들 등 모든 이들은 그녀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위험에 처한 고래 몇마리는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론의 힘이라는 게 참으로 놀랍습니다. 점차 고래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퍼지고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자 상황은 달라집니다. 고래들에게 전혀 관심도 없던 많은 이들이 개인적인 동기,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이 사건 안으로 뛰어듭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당시 부통령인 부시의 당선을 위해 고래 구출 작전을 지원하고, 주지사는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주방위군을 움직이기로 결정합니다. 석유 재벌은 기업 이미지를 위해 참여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명성을 위해 그리고 어떤이는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참여합니다. 결론적으로는 이들의 노력에 의해 고래들이 자유를 찾게 되지만 그들의 참여 동기는 순수했다 보기 어렵습니다. 평소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어려운 이웃들을 선거철 이미지 쇄신과 그들의 한표를 얻어 내고자 억지 미소로 악수하는 지금의 정치인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영화 말미에 조금씩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고래 구출에 극적으로 성공하고 진정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 이면의 순수한 본성을 찾아 볼 수 있었던 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빅미라클을 보는 내내 인간은 썩은 시체를 찾아 킁킁대는 하이애나와 다름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썪은 시체 대신 기회가 자리했다는 점이겠지요.




오히려 감동의 포인트는 사람보다 고래에서...
빅미라클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고래를 위한 사람들의 노력에서 감동 포인트를 찾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사람보다는 고래의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힘 없는 아기 고래를 밀어 올려 조금이나마 편히 숨을 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어미 고래의 모정, 아기 고래가 죽고나서야 이동하는 부모 고래의 모습은 사람들의 목적, 목표 아래 움직이는 이기적인 모습과 대비되어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꼭 감동에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빅미라클은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을 합니다. 냉전과 히피 문화 등 1980년대 후반의 시대적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고래 가족의 구출이라는 어찌 보면 단순한 이야기가 영화 속 인물들이 각각 부각 되면서 영화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각의 인물들은 각기 개성있는 성격으로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각각의 인물들이 실존한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에서는 실존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오랫만에 영화 리뷰라 주저리주저리 적기는 했는데, 뭐라고 적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저 영화를 보고 머릿 속에 남겨진 것들을 마구잡이로 꺼내 뿌려놓은 것 같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관련해서는 많은 이론과 철학적 성찰이 있겠지만 그에 앞서 지금을 살아가는 인간은 분명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이 영화를 보며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기적인 면모와 소위 말하는 인간다움의 면모 또한 볼 수 있었지만 지금도 개인과 집단의 영달을 위해 구조 작업에 참여하는 이들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여튼 개인적으로 빅미라클은 나쁘지 않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번쯤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오랫만의 영화 리뷰를 이만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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