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사하라/이런저런 이야기

최초라는 이름을 위한 방패, 특허

by in사하라 2009. 9. 26.
300x250

  본 글은 필자가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블로그 기자단에 지원하면서 제출서류에 포함시킨 포트폴리오이다.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에는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예로부터 두둑한 자본, 달달한 혀, 그리고 빠른 발을 가진 자는 성공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세 가지가 성공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 보여 진다. 그중에 빠른 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이는 곧 특허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어느 곳에서든 혹은 어느 분야에서든 선발자(First Mover)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항상 후발자(Second Mover)가 그 뒤를 따른다. 선발자가 최고의 자리를 얻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있었다. 선점이라는 개념이 보다 널리 통용되던 시대였다. 하지만 선발자에게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가장 먼저 시작했다는 이점을 가진 선발자 앞에 재빠른 후발자(Fast Second)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선발자들이 겪어온 시행착오를 거칠 필요가 없었고 이러한 이점을 이용해 재빠르게 대처했다. 후발자들이 모방한 제품은 우후죽순 등장하였으나 그 속에서 시장은 재빠른 후발자의 상품을 절대적 설계(Dominant Design)로 받아들였다. 즉 선발자와 재빠른 후발자의 역전현상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마치 재빠른 후발자들이 선발자가 차려온 밥상에 그저 밑반찬 하나를 더 얹고 수저를 먼저 들어버린 형상이었다. '최초'라는 단어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창작에 따른 인고의 시간이 포함되어있었기에 이러한 '최초'라는 이름을 내세운 선발자들은 그들을 위한 방패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특허이다. 최초의 근대적 특허는 1747년 이탈리아에서였다. 하지만 실은 그 이전, 심지어 고대 그리스에서조차 특허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으니 시대를 불문하고 동일한 수단으로 이득추구를 위해 다투는 First Mover와 Fast Second는 역사 속에 항시 존재해 왔다는 것이 자명하다.

  First Mover와 Fast Second에 대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몇몇 예를 들어보자.


 


  최초의 일회용 기저귀는 존슨앤존슨 사에서 개발되었다. 하지만 일회용 기저귀 하면 존슨앤존슨을 떠올리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재빠른 후발자였던 P&G는 일회용 기저귀의 대중화에 성공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통용되지 않는 예가 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 일회용 기저귀 시장은 유한킴벌리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운영체제는 대부분 윈도우즈이다. 즉, 마이크로소프트는 운영체제 시장을 대표한다. 하지만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의 상품화에 가장 먼저 뛰어든 선발자였을까?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그저 재빠른 후발자였을 따름이다. 디지털 리서치는 최초로 운영체제의 상품화를 기획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에 기득권을 빼앗기고 만다. 현재 우리나라 컴퓨터 이용자의 99%가 윈도우즈를 이용하고있으며, 그나마 애플의 위력이 가장 절실히 들어나는 미국에서조차도 윈도우즈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한다.


위 도표의 출처 : http://kmug.co.kr/board/zboard.php?desc=asc&id=macnews&no=6435&sc=on&select_arrange=headnum&sn=off&sn1=&ss=on

  이 외에도 First Mover와 Fast Second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이 있다.

  그렇다면 선발자들에게 있어 그들이 고안한 방패의 성능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시대가 흘러 이제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고, 지식의 창조가 곧 개인, 사회의 미래인 시대가 도래 했다. 그만큼 한 사회 속에서 특허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례 속에서 비춰진 특허제도의 모습은 다소 '아는 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법이라는 고정된 매개체를 통하기에 아는 이들은 종종 고정된 그것을 돌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약점을 찾아 집중 공략하기도 한다. 약자인 모르는 이들이 선발자의 위치에 있는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십상이다. 한 개인과 기업의 특허분쟁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개인보다 사회, 사회보다 국가, 국가보다 세계의 시각에서 바라볼 때 선발자와 후발자의 공정한 경쟁은 거시적으로 봤을 때 분명히 모두가 이기는 게임임에 틀림없다. 다만 특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필요성이 증대되는 만큼 관련 기준과 법규가 그에 발맞춰 더욱 공정하고 굳건히 바로서야 할 것이며, 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또한 신중하고 철저해 져야만 한다. 이 시대의 특허는 선발자의 보호만이 목표가 아닌 공공선의 추구가 이상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300x25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