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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STORY/대만(타이완)

요즘 유행하는 대왕 카스테라의 원조는 어디? 타이페이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 방문기

by in사하라 2017.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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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행하는 대만 대왕 카스테라 원조는 어디?
타이페이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 방문기
"단수이에 가면 얼굴만한 카스테라가 있다."


단수이에 위치한 대왕 카스테라 원조집(?)

집에서 멀지 않은 대형 쇼핑몰을 방문해 돌아다니다 달달하면서도 은은하게 비릿한 계란의 향이 코 끝에 닿아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익숙하면서도 좋아하는 냄새였죠. 킁킁~ 주변을 둘러보니 대만 대왕 카스테라 매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즘 대만 대왕 카스테라라 매장이 주변에 하나 둘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심심찮게 눈에 띄더군요. 카스테라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시는 분들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꽤나 유행하고 있나 봅니다. 티스토리의 맛집 카테고리에도 대왕 카스테라 리뷰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대만 대왕 카스테라가 유행하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참 반가웠는데요. 작년 초 대만 여행 때 그 원조라 할 수 있는 대만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를 맛 보고 왔기 때문이죠. 내가 다녀온 여행지가 TV에만 나와도 그렇게 반가운데, 직접 맛 본 대왕 카스테라가 반갑지 않을 수 없겠죠? 그래서 게으름에 미루고 미루고 또 미뤘던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 사진들을 조금 꺼내 볼까 합니다. 1년이나 지나 가물가물하지만 그저 떠오르는대로 썰을 한 번 풀어 보도록 하죠.


...
타이페이 여행
필수 코스
단수이

단수이는 타이페이를 방문한다면 꼭 한 번은 방문하게 되는 타이페이 여행 필수 코스입니다. 단수이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배경이 된 곳으로 그 경관이 아름다워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죠.

단수이는 지하철로 이동이 가능해 타이페이 중심가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단수이역 근처처의 볼거리는 천변에 위치한 공원과 야시장이 형성된 단수이 라오지에 정도 인데요. 단수이 라오지에에는 이른 시간부터 시장이 열리지만 그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아무래도 밤이 제 맛입니다. 그 외의 관광지는 버스나 택시를 타고 조금 이동해야 합니다.


타이페이 단수이 라오지에의 밤 전경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를 살펴보고 싶다면 26번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요. 단수이역 앞에 위치한 정류장에서 26번 버스를 탄 후 홍마오청 정거장에서 내리면 됩니다. 이 정거장에 내리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인 담강고급중학교를 만날 수 있죠. 그리고 스페인령인 프로모사의 총독부였던 홍마오청과 작은 백악관으로 불리는 샤오바이궁(소백궁), 대만 최초의 대학교인 진리 대학을 둘러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개방하지 않았던 담강고급중학교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붉은 벽돌이 예뻤던 홍마오청


대만 최초의 대학교 진리대학

우리 부부는 단수이와 스린 야시장을 하루 일정으로 잡았고, 단수이 곳곳을 여유있게 둘러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우리의 계획은 단수이역에서 26번 버스를 타고 홍마오청 정거장에 내려 주변을 둘러 본 후 해가 질 무렵에 워런마터우로 이동해 일몰을 감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몰을 본 뒤에는 단수이역 근처의 단수이 라오지에를 둘러 보고 다시 지하철을 이용해 스린 야시장으로 이동하기로 했죠.


일몰을 보기위해 워런마터우를 찾은 수많은 사람들 

단수이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자세한 포스팅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단수이 라오지에의 대왕 카스테라를 맛 본 후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사실 언제 다시 대만 이야기를 풀어 쓸 기회가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일단은 대왕 카스테라부터!


...
단수이 라오지에
대왕 카스테라

한국에서 한창 유행 중인 대만 대왕 카스테라의 원조는 바로 단수이 라오지에의 대왕 카스테라입니다. 대만 여행지라면 어디라도 마찬가지지만 이 곳 단수이 라오지에도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엄청난 인파를 만들어 냅니다. 덕분에 이 대왕 카스테라를 맛 보려면 여지없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하죠. 하루 종일 단수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우리 부부는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그 유명세에 못이겨 대왕 카스테라 구매를 위한 줄 끝에 몸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왕 카스테라를 구입하기 위한 줄은 좀처럼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줄에는 혼자 남아있기로 하고, 아내는 주변 상가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기념품이라도 건져보자는 심산이었죠. 여행 중에는 화장실이나 가야 떨어지는 우리 부부 사이를  카스테라가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ㅜㅜ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를 사기 위해 늘어선 줄

카스테라를 손에 쥐는 것은 둘째치고, 카스테라가 오븐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기까지도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오븐의 수가 제한적이고 덩치가 커다란 카스테라를 굽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카스테라가 나오면 줄이 줄어들지만 그 외 시간에는 줄이 전혀 줄지않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겠더군요. 사실 요즘 한국에서 대왕 카스테라를 사기 위해 서는 줄은 당시의 줄에 대면 애교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고소한 향기 뿜뿜 뿜어대는 대왕 카스테라집


대왕 카스테라 반죽하는 모습

한참을 기다린 끝에 대왕 카스테라위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븐에서 뜨거운 김을 뿜어내며 등장하는 카스테라는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물결 모양으로 잘 구워진 카스테라가 달콤하면서 고소한 향을 뿜어댔습니다. 둘이서 먹기에 한 덩어리면 충분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 향에 취해 결국 오리지널과 치즈 카스테라 두 덩이를 구입했죠. 오리지널 카스테라는 80위안, 치즈 카스테라는 100위안입니다.


오븐에서 막 나온 무지막지한 크기의 카스테라


워낙 크기가 커서 요래요래 카스테라를 뒤집는다


요래요래 칼질하면 먹음직스러운 단면이 드러난다.


...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
그 맛은?

오랜 시간 기다려 건네 받은 카스테라에서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났고, 치즈를 품은 카스테라에서 치즈가 녹아 흘러 내릴 기세였습니다. 뜨뜻한 카스테라를 한 점 뚝 떼어 입에 넣으니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따뜻할 때 먹는 카스테라는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카스테라보다는 식감이 조금 더 탱탱하고 가공이 덜 된 맛이랄까요? 카스테라에는 우유죠! 우유 생각이 간절 했습니다.

다만 카스테라가 다 식은 후에는 그 맛이 따뜻할 때보다는 못했습니다. 무려 두 덩이를 구매했기 때문에 숙소에 들어올 때마다 먹었지만 다 먹지 못하고 결국 버리고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조금 물리기도 했구요. 먹을만은 하지만 특별한 맛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여행을 기념한다 정도의 생각으로 한 덩이만 구매해서 먹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촉촉하고 부드러웠던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


...
마주 보고 있는
두 곳중
진짜 원조집은?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를 찾아가 보면 분명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원조를 지극히 사랑하는 대한민국 사람들 특성상 나란히 마주한 대왕 카스테라집 중 과연 어느 곳이 원조인지, 어느 집 앞에 줄에 서야할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기네가 서로 원조라며 원조 경쟁을 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데요. 이 두 집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 두 집은 경쟁이라기 보다 분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네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대왕 카스테라 집들

원래 이 골목에 대왕 카스테라 가게은 하나 뿐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대왕 카스테라가 이슈가 되면서 장사가 잘되자 건물 주인이 세입자를 내쫓고 그 자리에 대왕 카스테라 가게를 차렸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에 분노한 원조 가게의 사장은 건너편 건물로 가게를 이전해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세입자의 비극 스토리인데요. 대만이라고 상황이 썩 다르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덕분에 매장을 살펴보면 인상적인 문구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사선 방향 맞은편에 있던 원조본점은 여기로 이전되었습니다", "전혀 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와 같은 문구들이 적혀있었는데요. 이 문구가 한글로 까지 작상된 것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단수이 대왕 카스테라를 찾는지 느낄 수 있겠더군요.


결론 적으로는 우리가 간집 말고 건너편 집이 원조라는 점...

포스팅을 보시면서 마치 저 빨간 간판의 가게가 원조집인 것 처럼 느껴지셨을지도 모르겠는데... 결론적으로 우리 부부가 무려 30분 이상을 기다려 카스테라를 구매한 집은 "원조집이었던" 가게라고 합니다. 여기서 과거형으로 말한 이유는 당연히 지금은 원조집이 아니기 때문이죠. 사실 대부분의 여행 서적이나 인터넷 정보가 분쟁 이전에 작성 되었거나 분쟁 사실을 몰라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우리가 구매한 기존의 위치에 있는 가게를 원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네요.

조금 더 쉽게 구분하려면 물결 무늬가 없는 카스테라를 만드는 곳이 원조집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도 다른 블로그 들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라 그 분들이 제공한 정보가 맞는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대만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식도락 여행을 떠날 정도로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이 많은 여행지인데요. 대만 대왕 카스테라도 단수이에 들른다면 한 번 정도는 경험삼아 먹어 볼 만한 주전부리인 것 같습니다. 주전부리치고는 좀 크기는 하죠? 대만 여행을 가게 되면 단수이는 거의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여행 필수 코스인만큼 기왕 간 김에 본토의 대왕 카스테라도 먹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길이 길어서 제법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알고 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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