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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사하라/이런저런 이야기

멈출 수 없는 고속열차, 중국의 산자이

by in사하라 2009.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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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제품에 대한 위조 열풍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거세다. 일명 산자이 매장으로 불리는 짝퉁 전문 매장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이곳에서 작년 한해 간 팔린 위조 핸드폰의 수만 2억 개가 넘는다고 한다.


산자이 : 본디 도적들의 소굴을 뜻함, 중국에서는 현재 모조품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


이 매장에는 SUNSANG, NOKA, anycoll, Suny-Ericcsun으로 브랜드 명을 모방하고, 기계의 디자인과 기능을 비슷하게 구현한 수많은 위조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 중국에서 유통되는 위조 핸드폰의 모습(출처 : 세계일보 기사)

  중국의 위조품 시장이 이처럼 활성화됨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 사례는 속출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러한 위조 휴대폰은 중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피해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특히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은 위조의 주요 타겟이며, 그들의 피해는 극심하다. 이들 업체는 각종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는 산자이 휴대폰의 추적 및 적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 있다. 근래에는 이러한 산자이 휴대폰이 국내에까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위조품의 품질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산자이 휴대폰에 대한 가장 큰 걱정은 그들이 모방을 통해 만들어 낸 제품의 품질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좋아지는 품질과 낮은 가격은 위조품에 의한 기존의 문제인 브랜드 가치 하락 외에도 실질적인 판매량 및 수익의 감소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 또한 그동안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 덕분인지 위조품 단속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팽창할 대로 팽창한 위조품 시장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개발 도상 국가의 발달과정과 중국


▲ 일반적인 국가와 개발도상국의 제품 발전과정을 나타내는 김인수 모델

 
  위 상단 도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진국은 최초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확정되면 아이디어에 따른 제품을 생산하고 해당 기술을 지속적으로 혁신한다. 추후 제품의 혁신이 막바지에 다다르면 그 이후에는 제품 생산과정, 공정과정을 혁신함으로서 제품 생산에 드는 비용을 감소시켜 이윤을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제품을 발전시킨다.

   반면 아래 도표에서 나타난 개발도상국의 제품 발전 과정은 선진국의 시스템을 역행하는 구조로 구성되어있다. 선진국에서 뒤쳐진 기술을 이전해 제품을 만들기 시작해 점차 기술 수준이 높은 기술들을 습득한다. 최후에는 선진국에서도 최신의 기술로 인정받는 기술들을 가져오게 되는데,  최신기술들은 선진국에서도 비밀리에 보관되고 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도국들이 쉽사리 기술을 빼내 올 방법이 없는 것이다.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산업스파이에 대한 내용은 대게 이런 과정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현재의 중국은 아래 도표에서 가장 왼편, 즉 개도국의 최종단계에 도달했다. 그래서 위조 상품에 대한 열기가 이리도 높은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에서도 그동안 단속에 소홀했던 것은 이러한 국가적 상황을 그들 또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단속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하지 못했고, 이러한 경제와 윤리의 충돌에서 정부는 눈을 감는 식으로 경제발전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다.



중국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


 ▲ 중국 산자이 매장의 모습, 엄청난 인파로 북적거린다.

   위조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위조품 생산자에게 문제가 있고, 이런 제품을 구매하는 구매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 대상을 찾기 이전에 그들의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중국 국민들은 산자이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산자이가 그들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산자이를  그들 고유의 기술로 제작한 그들만의 제품인양 생각하며, 산자이가 해외 유수의 기업들의 제품과 맞설 수 있는 전략적 무기인 냥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경제학자는 "산자이를 구매하는 것은 달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다."라며 산자이를 옹호하고 나섰다고한다. 중국인들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위에서 언급한 김인수 모델은 적용에 있어 큰 예외가 없다. 즉, 우리나라도 1950년대 이후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대한민국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은 우리나라는 습득한 기술을 고유의 기술로 전환하고 발전시켜 나름의 브랜드를 창출했다는 점이고, 중국은 기술의 습득보다 모방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거대한 중국의 규모를 생각해보면 이러한 모방에 의한 피해가 그 어떤 개도국의 발전 과정에서 있어왔던 피해보다 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MADE IN CHINA의 이미지는 이러한 방식으로 구축되어 왔다. 중국은 지식 재산권에 대한 이해와 윤리적 마인드를 갖지 않는 한 이러한 이미지를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중국의 미래와도 직접 연관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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