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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의 삶을 읽었다. 그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를 그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자 했다. 그러나 이는 처음부터 불가능했으리라. <체게바라 평전>은 말 그대로 평전일 따름이었다. 책의 저자인 장코르미에가 체게바라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전문가인데다 최선의 자료조사를 통해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했다고는 하나 체게바라가 자신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과 그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기에, 저자를 통해 한번은 가공 된 내용을 읽을 수 밖에 없었기에 그러했다.(하지만 그럼에도 장코르미에의 <체게바라 평전>은 분명 체게바라에 대한 현존 최고의 기록물임에 틀림없다.) 이뿐만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그의 사상을 그리고 그의 생각들을 단 한 권의 책으로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 이 빨간표지의 책 한권으로 '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700여 페이지의 책장을 모두 넘기고 책을 덮었을 때 오히려 그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던 것은 매력적인 사람, 그리고 매력적인 책 둘 모두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호기심으로 두 편의 영화를 발견하기에 이르른다. 체게바라 평전을 접하기 이전에 이 영화들을 보았다면 이와같은 감명은 없었으리라.
영화는 아마도 장코리미에의 <체게바라 평전>을 기반으로 시나리오가 구성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체게바라를 다룬 여타 서적들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겠으나, 평전의 1부에 해당하는 내용이 영화로 구성된 것이 바로 영화 <모터 싸이클 다이어리>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을 영상으로 옮기는데 충실했으며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려 책의 내용에 생기를 불어 넣고 에르네스토의 여정과 심리변화에 집중한다.
[청년 에르네스토는 결코 손에서 책을 놓는 법이 없다. 밥을 굶을 지라도...]
이미지 출처)
http://news.donga.com/Politics/NK/3//20041219/8140518/1?dis_box=1
<Che>,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 그대로 체게바라의 삶을 그려낸 영화이다. 역시나 <체게바라 평전>을 읽고 난 이후 증폭된 호기심을 충족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찾게 된 영화였다. <모터 싸이클 다이어리가>체게바라 이전의 체게바라, 즉 청년 에르네스토를 그리는데 중점을 두고 그가 여행을 통해 가치관을 정립하고 자신의 사명을 찾는 모습을 그린 영화였다면, 영화 <Che>는 완성된 인간으로서의 체게바라를 그리고 그의 발자취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체게바라에 대한 수많은 책들이 그의 완벽한 인간성과 그의 삶에 대해 찬양했고, 미화해왔다. 물론 영화에서 연출한 체게바라의 모습이 진정 그의 살아생전 모습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에 대해 남겨진 자료라고는 인터넷에 떠도는 몇장의 사진들과 서점에서 구해볼 수 있는 서적들이 전부일 뿐이니 이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다만 그간 지나치게 미화되어왔던(물론 그가 귀감이되고 본받을 점이 많은 인간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의 모습을 보다 현실적으로 그려낸 감독의 시도가 필자에게는 큰 의미로 다가왔다. 그간 체게바라의 상품화는 많은 이들에게 얼마나 큰 씁쓸함을 안겨 주었던가.
본인이 알아본 바로는 현재 우리가 찾아 볼 수 있는 체게바라에 대한 영화는 위에 언급한 두 영화 <모터 싸이클 다이어리>, <Che>가 전부인 것 같다. 혹여 체게바라에 대한 관심이 있고, 그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면 필히 평전을 읽은 후에 위 두 영화를 찾아 보기를 추천한다. 이는 영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뿐만 아니라 그 감흥의 크기를 배시킬 것이다.
| 체게바라 관련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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