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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3대천왕, 수요미식회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서울 3대 순대국 맛집으로 불리는 보라매역 서일순대국 본점

by in사하라 2016.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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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3대천왕, 수요미식회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서울 3대 순대국 맛집으로 불리는 보라매역 서일순대국 본점

사당 남성순대국, 건대 고흥순대국과 함께 서울 3대 순대국으로 불리는 보라매 서일순대국 방문기

 

백종원의 3대 천왕과 수요 미식회에서 연달아 순대편이 방영되면서 순대와 순대국 생각이 간절해졌다. 순대국을 정말 좋아하는데 순대국 유명한 식당이 어디인지 한 번도 알아 볼 생각을 안했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그저 무봉리 같은 프랜차이즈나 푸드코트 순대국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해온 탓일 것이다. 막상 순대국 맛집을 찾을 계획을 세웠지만 3대천왕과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집은 이후 몇 달간은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는 것을 이미 몸으로 느껴 알고 있기에 소개되지 않은 다른 맛집을 찾아야했고, 고심 끝에 두 미식 프로에 소개되지 않은 유명 순대국집을 검색을 통해 찾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 3대 순대국(누가 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일순대국이다.

 

 

서울 7호선 보라매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 3대 순대국 맛집

서일 순대국의 순대국(₩7,000)과 모듬(₩15,000)

 

서일순대국은 현재 살고 있는 지역과 거리가 제법 있는데 다행히 인근에 방문할 일정이 있어 그 틈에 순대국 맛을 보기 위해 잠시 들렀다. 토요일 오전 12시 이제 막 점심 시간이 시작 될 즈음 네비게이션이 목적지에 인접했음을 알렸다. 12시면 부지런한 사람들에게는 점심을 먹을 시간이지만 보통 주말이라면 아침 겸 점심을 먹을 시간.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출발한 우리는 이미 배가 많이 고팠다. 주차 안내를 해주신 덕분에 도로변에 차를 편하게 댈 수 있었다.


서일순대국은 1호점과 2호점이 골목 하나를 두고 나란히 있었다. 아마도 장사가 잘되서 2호점을 냈을 것이다. 조금 이른 시간 탓인지 방송의 영향으로 순대국 매니아들이 전부 다른 집을 찾아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길게 늘어선 줄은 볼 수 없었고, 우리는 자연스레 1호점으로 들어갔다. 한산한 가게 밖과는 달리 안은 이미 순대국을 먹는 사람들로 만석이었다. 다행히 다 먹고 일어나는 테이블이 있어 이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서일순대국 본점

 

본점 바로 옆에 위치한 서일순대국 2호점

 

주위를 둘러보니 참 다양한 사람들이 순대국을 먹고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점심 외식을 나온 단란해 보이는 가족들, 따뜻한 뚝배기 국물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며 담소를 나누는 연배 지긋하신 분들, 혼자서 끼니를 떼우는 사람들까지 따뜻한 순대국 한 그릇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게 안은 북적거렸다.

 

서일순대국 본점의 내부 모습

 

자리에 앉은 우리는 협상을 시작했다. 무엇을 주문할 것인지는 항상 큰 고민거리다. 다행히 이런 국밥류를 파는 집은 메뉴가 단순해 그나마 시간이 덜 드는 편. 보통 국밥류는 특으로 주문해 먹는 나는 메뉴에서 특을 찾을 수 없어 아쉬웠다. 그래서 우리는 순대국 2개에 모듬을 추가로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서일순대국은 모듬 외에도 야채순대와 오소리감투, 머리고기, 새끼보 각각을 따로 주문할 수도 있다. 처음 방문했다면 혹은 내장에 익숙치 않다면 먼저 모듬을 시켜 맛을 본 뒤 취향에 맞게 주문하면 좋을 것이다.

 

서일순대국의 순대국은 7천원이다.

오소리감투를 따로 판매하고 있다.

 

국밥집에 오면 수행해야 하는 신성한 의식이 있다. 다름아닌 깍두기와 김치를 정성스레 그릇으로 옮겨 담아야 한다. 보통 이 두 반찬은 뚝배기 등의 별도의 용기에 따로 담아 필요한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도록 테이블에 준비되어 있다. 깍두기와 김치는 국밥을 먹을 때 없어서는 안되는 국밥집 필수 반찬이다. 유명한 국밥집의 경우 깍두기와 김치도 맛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일순대국의 깍두기와 김치

국밥을 잘하는 집은 깍두기와 김치도 맛이 좋기 마련

 

서일순대국의 깍두기는 단 맛이 강하지 않아 좋았다. 요즘 웬만한 국밥집 깍두기는 마치 사이다를 부어 먹는 것 처럼 과하게 달고 톡 쏘는 경우가 많은데 서일순대국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신 맛과 무의 단 맛이 적절히 조화된 투박한 맛이었다. 김치는 담은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생김치였는데 젓갈의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주인장이 전라도 사람이려나... 여튼 밥과 먹기에 좋은 그런 맛이었다.

 

 

깍두기는 단맛이 강하지 않아 좋았고,

서울의 식당 치고는 김치의 젓갈맛이 강했는데

순대국과 잘 어울렸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듬이 나왔다. 서일순대국 모듬의 가격은 15,000원. 점심 먹으러 와서 7,000원 짜리 순대국 두 개에 모듬까지 먹는 것은 다소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몰라 모듬까지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내장 위에 새우젓의 새우를 하나 턱한니 올려 먹으면

비린내도 많이 나지 않고 그 맛이 아주 좋았다.

 

모듬은 순대와 오소리감투, 머리고기 그리고 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애기보는 빼 먹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못알아 버고 먹어버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볼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쫄깃한 식감이 좋아 오소리감투를 좋아하는데 모듬 구성에 넉넉하게 포함되어 있어 충분히 맛 볼 수 있어 좋았다.

 

 

 

서일순대국의 모듬은

오소리감투가 제법 많아 좋았다.

 

모듬을 열심히 맛 보고 있는데 순대국이 나왔다.  까만 뚝배기 안에서 하얀 국물이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보글거리던 거품이 사그러들자 이내 뽀얀 국물과 푸짐한 건더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뜨거운 김을 걷어내며 국물을 한 숟가락 떠 호로록 맛을 보니 진하지만 깔끔한 국물 맛이 나쁘지 않더라.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어 오르는

뽀얀 국물이 식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무겁고 진득한 국물을 선호하는 나는 여기에 들깨가루를 잔뜩 들이 붓고 다대기 양념을 추가했다. 여기에 잘게 다진 청양 고추를 마자 추가해야하는데, 테이블에 다진 청양고추가 없어 말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셀프 코너에 다진 청양고추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들깨가루와 다대기 양념은 취향에 따라 추가하자

진하고 걸쭉한 국물을 선호하는 나는 들깨가루를 다량 투하했다.

 

순대국에도 오소리감투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머리고기도 푸짐하게 들어있었는데 반면 순대는 그리 많이 들어있지 않았다. 내장파에게는 높은 만족도를 제공할 순대국임에 틀림없다. 다만 내장보다 순대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순대가 적게 들어간 부분이 다소 아쉬울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7천원으로 야채 순대를 추가 주문하는 것도 좋은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나 또한 모듬에 나온 순대를 순대국에 넣어 먹기도 했다.

 

서일순대국의 순대국은 내용물의 양이 엄청나다

다만 순대보다 내장이 많이 들어있어

순대 매니아들에게는 아쉬움이 될지도...

 

이곳의 순대는 당연하게도(서울 3대 순대국이라 불리는 만큼) 직접 만들어 팔고 있다. 이 곳의 순대는 조금 독특한데, 소창을 이용해 우거지를 비롯한 각종 야채를 넣어 만들고 있다. 씹어보면 아삭아삭 씹히는 느낌이 이색적이다. 선지도 많이 넣지 않은 것 같은데, 색이나 모양새가 양배추를 넣어 만드는 백암 순대랑 비슷한 것 같아 보인다.

 

선지를 많이 넣지 않아 색이 흰편인데다

야채를 많이 넣어 백암순대와 비슷했다.

 

순대국이나 내장을 냄새가 난다고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충분히 이해하는 게 나도 남들은 느끼지 못하는 정도의 비린내를 심하게 느껴 생선을 잘 먹지 못한다. 덕분에 먹는 것을 좋아하느 사람치고는 어패류 내공이 완전 바닥이다. 순대는 돼지의 피인 선지와 내장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인 만큼 당연히 돼지 냄새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얼마나 이 냄새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지가 맛있는 집의 평가 기준이 되기도 하는데, 사실 냄새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는 없다. 그리고 냄새가 완전히 없어져 돼지 부속물이라는 사실도 모를 정도가 되면 그건 그대로 또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아마도 이런 분들은 순대만 넣어달라고 부탁해 그 국물맛과 순대에 익숙해지면 점치 내장을 접하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서일순대국의 모듬도 냄새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다 보면 먹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이를 먹기 시작한 것이 얼마되지 않았으니...

 

순대국의 내용물을 적당히 집어 먹다가

때가되면 공기밥을 열심히 흔들어 뚝배기에 넣어줘야 한다.

 

 

순대 맛도 국물과 잘 어우러지고,

깍두기를 올려 먹어도 맛있고,

김치를 올려 먹어도 맛있더라.

 

우리 부부 둘이서 먹기에 순대국 2개와 모듬의 양은 너무 많았다.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모듬은 남기게 되었고, 포장을 부탁드렸다. 그래도 순대국은 완국(?)했다. 나는 마지막에 몰려있는 들깨가루와 국물을 들이키는 그 마지막 맛을 좋아한다. 첫 방문이라 모듬을 시켰지만 순대국 내용물이 푸짐해 술을 먹기 위한 안주가 아니라면 추가로 다른 메뉴를 주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남자가 국밥집에서 숟가락을 들었으면

모름지기 그릇의 바닥을 보고 나와야만 한다.

 


 

간만에 순대국을 먹었다. 이번 순대국 맛집 검색을 통해 한 번 방문해 본 선릉역 농민백암순대도 유명한 순대국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막상 한번도 순대국 맛집을 검색해 보지 않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놀랍다. 나중에 백종원의 3대천왕과 수요미식회의 열기가 조금 사그러들 즈음에는 소개된 집들의 순대국도 맛보러 꼭 다녀올 예정이다.

 

서일순대국은 서울 3대 순대국이지만 최근 유명 방송에 등장하지 않아 줄을 설 필요까지는 없어 좋았다. 아, 사실 서울 3대 순대국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검색해 보기 어려웠는데, 몇몇 블로그와 웹페이지에서 보라매 서일순대국, 건대 고흥순대국, 사당 남성순대국이 3대 순대국이라 적어 놨더라. 사실 이런 정보는 누가 정해놨는지 신뢰성이 있는 글인지 판단이 애매하기는 하다만 여튼 직접 방문해 본 서일순대국은 나쁘지 않아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다시 찾고 싶다.

 

[INFO] 서울 3대 순대국 서일순대국 본점

•  주소  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2동 377-1

•  전화  02-821-3468

•  영업시간  매일 07:30~23:00 명절 휴무

•  간략정보  뒷편 주차장 이용이 가능하지만 차량이 많아 도로변에 주차를 하게 된다. 주차요원이 안내해주니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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