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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초보 남편 요리 일기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야, 초보 남편의 봉골레 파스타 만들기

by in사하라 2015.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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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야,

초보 남편의 봉골레 파스타 만들기

쉬워보이지만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봉골레 파스타 만들기

 

오랜만에 초보 남편 요리 포스팅입니다. 그간 요리 포스팅이 뜸했는데, 포스팅만 하지 않았을 뿐 간간이 몇몇 요리에 도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요리 및 맛집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내공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요리를 하며 사진을 찍는게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좀처럼 요리가 포스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어거지로 사진 몇장을 찍은 덕분에 간만에 요리 포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도전한 요리는 요리 좀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도전해 본 바로 그 요리 파스타입니다. 그 중에서도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등을 함께 넣어 만드는 봉골레 파스타에 도전해 봤습니다. 스테이크 만큼이나 쉬워보이고 있어보이는 요리죠. 덕분에 남자들이 여자친구를 위해 가장 많이 시도하는 요리 중 하나 입니다.

 

 

TV에서 방영 중인 수많은 요리 및 맛집 프로그램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보고 있다. 챙겨 보는 프로그램만 다섯 손가락을 훌쩍 넘는 것 같다.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유명 맛집을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내와 나는 이런 맛집 투어에 한참 빠져있다. 이런 유명한 음식점을 찾는 즐거움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데, 바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즐거움이다. 최근에는 셰프들이 TV를 통해 자신들의 레시피를 가감없이 공개하거나 따라하기 쉽도록 개선해 소개해 주는 덕분에 집에서도 다양한 요리를 직접 시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파스타는 이런 요리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다. 레시피만 보자면 생각보다 만들기도 쉽고, 적당히 만들어 그릇에 담아내면 가오잡기 좋은 메뉴가 바로 파스타다. 나도 이러한 이유로 결혼 후 집에서 가장 먼저 만들었던 메뉴가 파스타였고, 가장 많이 도전한 메뉴도 파스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많이 실패한 메뉴가 바로 파스타이다.

 

크림 소스 파스타, 토마토 소스 파스타, 오일 파스타까지 다양한 파스타를 집에서 직접 조리해 봤다. 레시피만 보면 이렇게 만들기 쉬운 요리도 없어 보인다. TV에서 셰프들이 파스타를 만드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간단하고 쉽죠?"라는 그들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지고, 전투력이 마구 상승한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애써 만든 파스타의 맛은 항상 뭔가 부족했다. 그래서 포스팅을 포기 한게 몇차례. 오늘은 그간 사용한 재료값이 아까워서라도 포스팅으로 남겨보려 한다.

 


봉골레 파스타 재료 소개
크림 소스 파스타와 토마토 소스 파스타에 비해 오일 파스타는 비교적 그 재료가 간단하다. 크림 소스와 토마토 소스를 마트에서 구매해 사용하면 쉽게 파스타를 만들 수 있지만 이 방법은 뭔가 인스턴트를 먹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직접 소스 재료를 구매해 만들려고 하면 그 과정이 굉장히 길고 복잡해진다. 베샤멜 소스를 만들기 위해 루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때 팔이 빠져라 버터와 밀가루에 우유를 넣어가며 저어야 하고, 토마토 소스는 삶고 껍질을 벗기는 무시무시한 과정을 거쳐야 하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수 밖에 없다. 반면 오일 베이스의 파스타는 그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하나면 충분하니 어찌 편리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언제나 오일 파스타는 옳다.

 

오늘 오일 베이스에 조개가 들어가는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기로 했고, 준비한 재료는 아래와 같다.

 

[INFO] 봉골레 파스타 재료

파스타면 2인분, 모시조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마늘 잔뜩, 베트남 고추, 파슬리, 파마산 치즈, 소금, 후추, 화이트 와인

 


모시조개 해감하기
봉골레는 이탈리아어로 조개를 의미한다. 즉 봉골래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어떤 조개를 써야한다고 정해진 바는 딱히 없다. 주변에서 흔히 구하기 쉬운 조개류가 모시조개와 바지락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이를 이용해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기 위해 마트에서 판매하는 해감된 모시조개를 구입했다. 마트에는 모시조개 말고도 바지락과 백합, 동죽 등 다양한 조개를 판매 중이었는데, 사실 어떤 조개를 이용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시조개를 이용하기로 했다.

 

마트에서 구입한 모시조개,

이제와서 사진으로 보니 중국산... 그래서 가격이 저렴했구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포장된 조개는 이미 해감을 한번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한번 더 해감을 하기로 했다. 해감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다만 시간이 오래걸릴 뿐. 그래서 해감을 제일 먼저 하도록 하자.

 

먼저 물에 소금을 타서 잘 섞어준다. 식초를 이용한 방법도 있는데, 오늘은 소금을 이용하기로 했다. 소금물은 바닷물 염도인 3% 정도에 맞추라는데, 집에서 이걸 어떻게 맞추겠나. 그냥 해수욕 하면서 먹었던 바닷물 맛을 기억하며 대충 짜다 싶을 정도로 소금을 넣었다. 그리고 바지락을 넣어 준 뒤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은박지로 그릇을 잘 싸주었다. 이 상태로 두시간 정도 방치하라는데 귀찮다. 30분 정도만 기다리기로 한다. 30분 정도 지나서 보니 이물질들이 조금 보인다. 그래 이만하면 됐지. 찬물에 박박 문질러 씻어 그릇에 따로 준비해 뒀다.

 

 

해감된 모시조개지만 한번 더 해감하기 위해 

소금물에 모시조개를 넣고 빛을 차단하기 위해 은박지로 감쌌다.

 


나머지 재료 준비하기
파스타면은 먹고싶은 만큼 충분히 준비한다. 일반적으로 엄지와 집게 손가락으로 잡았을때 500원 동전 크기 정도면 1인분 양이라고 한다. 우리는 많이 먹겠다는 내 욕심에 거의 3인분의 파스타 면를 준비했다.

 

전에 해먹고 남은 파스타면을 모두 사용하기로 했다.

대략 3인분 정도 되는 양, 결국 욕심이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마늘은 많이 준비했다. 워낙 마늘을 좋아하는 탓에 파스타를 만들때면 언제나 듬뿍 넣은다. 마늘 6개 정도를 슬라이스 하고, 3개 정도를 곱게 다졌다.

 

 

마늘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봉골레 파스타에 넣을 마늘을 잔뜩 준비했다.

일부는 슬라이스하고 일부는 곱게 다졌다.

 

매콤한 맛을 위해 베트남 고추도 준비한다. 이탈리아 고추인 페페로치노를 사용하고 싶지만 집에는 베트남 고추 뿐이니 그냥 사용하기로 한다. 따로 손질할 필요는 없고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물에 한번 씻어주자. 파스타에 넣을 때는 손으로 잘러 넣으면 된다.

 

이탈리아 고추인 페페로치노가 있으면 좋겠지만,

집에 있는 베트남 고추를 그냥 사용하기로 했다.

 


파스타 면 삶기 & 재료 볶기
파스타 전용 냄비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높은 앵겔지수에 포기하기로 한다. 집에 있는 적당한 크기의 냄비에 물과 소금을 넣고 팔팔 끓이자. 소금을 얼마나 넣어야 할지가 역시 고민인데, 나중에 파스타의 간을 면수로 해야하니 소금을 듬뿍 넣어야 한다. 손가락으로 쿡 찍어 맛 보았을 때, 제법 짜구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넣고 끓이자. 물이 바글바글 끓기 시작하면 파스타 면을 넣고 6분간 끓인다. 파스타를 삶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 다른데, 우리 부부는 푹 퍼진 파스타를 싫어하기 때문에 면을 물에 삶을 때 알단테보다도 조금 덜익히는 것을 좋아한다. 어차피 면은 나중에 팬에 한번 더 볶으면서 더 익기 마련이다.

 

파스타 전용 냄비가 너무 사고싶지만 참아야만 한다.

깊고 큰 파스타 전용 냄비에 삶으면 더 많은 양의 파스타를 삶을지도 모른다.

 

파스타 삶을 물을 가스렌지에 올리면서 부터 다른 화구에서 재료를 볶기 시작해야 한다. 일단 팬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두르자.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발화점이 낮기 때문에 중불보다 조금 약한 불에서 조리해야 한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올리브 오일의 양도 적게 넣었다. 사진에서보다 충분히 많이 두배 이상 올리브 오일을 넣어야 할 것 같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해 잘 사용 중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샐러드나 파스타를 해 먹을 때 유용하다.

 

올리브 오일이 충분히 달궈지면 여기에 슬라이스한 마늘을 부어 먹음직스런 갈색빛이 감돌때 까지 볶아주자. 이때 준비해둔 베트남 고추도 손으로 잘라 무심하게 팬에 던져준다. 아 역시 사진을 보니 오일도 마늘도 더 많이 넣어야 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마늘과 베트남 고추를 볶아주자.

너무 높은 온도에서는 올리브유가 타버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마늘 색깔이 충분히 갈색이 되었을 때 해감해 둔 모시조개와 다진 마늘을 팬에 투하한다. 아내가 멋있다고 박수 몇번쯤 칠 수 있도록 그간 연마한 웍질을 좀 해주자. 그간 많이 봐온 탓인지 리액션이 영 약하다. 이래선 요리하는 맛이 안나지. 모시조개가 팬에 기스를 내든 말든 강한 리액션을 끌어내기 위해 더욱 열심히 웍질을 해준다. 하지만 열정적인 웍질로 가스렌지에 튄 잔여물 덕에 쿠사리만 먹게된다.

 

 

 

조개를 삶아서 넣고 육수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조개를 팬에 넣고 같이 한번 볶아주는 방법을 더 선호한다.

 

재료가 잘 섞였다 싶으면 팬에 화이트 와인을 2스푼 정도를 넣어 준다. 와인은 조개의 잡내를 날리는 역할을 한다. 화이트 와인을 넣고 뭉근히 끓이다 보면 조개에서 육수가 흘러 나온다. 조개가 입을 쩍하고 벌리면 충분히 익은 것이다. 이때쯤 되면 올리브유에 익은 마늘이 내는 고소한 향과 조개 육수가 내는 짭짜름한 향이 집안을 가득 채운다.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만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화이트 와인은 너무 어렵다.

그저 요리를 위해서 사용할 요량으로 구입한 편의점표 화이트 와인.

 

 

 

 

 

조개가 입을 벌리면 다 익은 것이다.

이때가 되면 맛있는 향기가 집안을 가득 채운다.

 

삶아둔 파스타면을 팬에 넣고, 면을 끓인 면수로 간을 하자. 봉골레 파스타는 조개에서 짠맛과 감칠맛을 더하기 때문에 면수를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그저 자작한 느낌이 들도록 그 양을 조절하면 된다.

 

하지만 이 어마어마한 양의 면을 보라. 아까워서 삶은 면을 모두 넣었더니 팬에 면이 가득 차 버렸다. 덕분에 면수를 잔뜩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면수가 많이 들어가면 자연스레 조개 육수의 맛은 연해질 수 밖에 없는 노릇. 봉골레 특유의 맛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번 봉골레 파스타의 실패는 바로 여기에서 결정 되었다. 부족한 모시조개와 너무 많은 파스타 면이 화근이었다.

 

 

 

 

 

죽어라 뒤집어도 면이 너무 많아 모시조개가 보이지 않는다.

면수를 떼려 부었지만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면에 간이 충분히 베었다 싶으면 불을 끄자. 이제 플레이팅을 할 차례다. 젓가락으로 면을 돌돌 말아 접시 위에 올리고 모시조개와 재료들을 모양을 내어 잘 올리면 된다. 마지막으로 파마산 치즈 가루와 파슬리 그리고 후추를 위에 뿌려 마무리 한다.

 

 

조리가 끝나면 파마산 치즈와 파슬리, 후추로 마무리한다.

 

두개 접시에 나눠 담고 오이 피클을 함께 준비했다. 포크와 나이프를 세트로 구매했는데, 숟가락은 세트가 없었던 관계로 밥 숟가락으로! 그래도 접시에 모양을 내어 옮겨 담으니 제법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집에서 요리를 하다보니 아내도 나도 접시에 자꾸 욕심이 난다.

그렇다고 살림이 자꾸 늘어나는 것도 부담스럽고...

 

접시에 담긴 양을 보면 아마 그 많던 파스타면이 어디갔을까 싶을 것이다. 사실 접시에 담긴 면은 오늘 삶았던 면의 일부에 불과하다. 정말 딱 3인분을 했는지 팬에 여전히 접시 하나를 더 채울만큼의 면이 남아있다. 다만 모시 조개는 지금 사진에 보이는 것이 전부. 역시 모시조개가 더 있어야 했고, 면은 2인분만 삶았어야 했다. 욕심이 작금의 상황을 초래했다.

 

 

 

 

 

이번 봉골레 파스타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요리였다.

모시조개는 더 많이, 베트남 고추와 파스타면은 적게 넣고,

마늘은 더 많은 올리브 오일에서 더 오래 볶아야 했다.

 

 

초보 남편의 요리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야
애써 재료를 사와 열심히 만들었지만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맛대가리 없다며 그냥 사먹을 거라 후회하기도 한다. 특히 이놈의 파스타는 정말 어렵다. 파스타가 생각 외로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는데, 항상 맛이 애매한 편이다. TV에서 보는 것처럼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아닌 것 같다. 아니 조리 과정이 어렵지는 않은데, 만족스런 맛을 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이번 봉골레 파스타도 아쉬움이 크다. 이번이 봉골레 파스타 두번째 도전이었는데, 역시나 맛이 아쉬웠다. 실패의 원인은 일단 모시조개의 양이 적었다. 게다가 파스타면이 너무 많아 특유의 조개향과 감칠맛이 많이 부족했다. 올리브 오일도 더 많이 넣어야 했고, 마늘도 조금 더 볶아줬어야 했다. 매운 맛이 강해 베트남 고추도 조금 덜 넣었어야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은데, 다음번에도 잘 만들어 내기가 쉬울 것 같지는 않다.

 

포스팅으로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 만큼 결과물이 좋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 오늘 봉골레 파스타도 그저 사진으로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 재료비가 좀 아까웠다. 앞으로 파스타는 도전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게 생각보다 맛을 내기가 훨씬 어렵다. 제대로 만들어도 레스토랑에서 내는 파스타와는 맛의 차이가 분명 날수 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제대로 한번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일단 앞으로 당분간 파스타는 그냥 레스토랑을 찾아 먹는 걸로...

 

 

 

이번 봉골레 파스타는 대실패다.

윽 내 재료비...

 


 

오랜 기간 자취를 하다보니 이런저런 음식들을 자주 만들어 먹었고,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는 음식들도 있다. 부침개나 김치찌개 같은 자취형 음식들은 먹어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맛있다고 하는 정도. 하지만 요리다운 요리는 결혼을 하면서 가끔씩 해보고 있는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생각만큼 음식 맛이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있다. 이럴 때는 실망감이 제법 큰데, 그래도 아내가 옆에서 맛있다며 웃으며 먹어주고는 한다. 그저 고마울 뿐. 나름 음식을 하는게 재미도 있는 것 같아 앞으로도 계속 도전해 볼 계획이다. 앞으로는 재료 낭비 하는 일이 없도록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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