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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사하라/이런저런 이야기

햄버거를 많이 파는 혁신적인 방법

by in사하라 2011.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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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목요일 자정을 넘긴 시간, KBS2 TV에서는 TV특강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됩니다. 온갖 너저분한 프로그램이 범람하는 TV 속 몇 안되는 오아시스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매번 챙겨보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시간대에 방영되지만 다음 날의 졸음을 무릅쓰고라도 꼭 시청하고 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하는 주제로 특강이 종종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저의 황금같은 취침 시간을 줄여보겠다는 과감한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바로 지난 목요일이 그런 날이었을 것입니다. 'IT,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다'라는 주제로 정지훈 교수가 TV특강의 강사로 자리했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정지훈 교수가 지난 목요일 강의에서 소개한 4Food라는 미국의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대한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드리려합니다.

4food.com라는 미국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이트의 모습. 접속해 확인하면 내 입맛에 맞는 버거를 만들기 위한 수 많은 재료들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크게 7개의 카테고리(빵, 패티, 치즈, 슬라이스 등)안에 수많은 재료들을 제공한다.

인터넷(Internet), 소셜(Social)을 이용해 기업이 자사를 홍보하고 서비스나 제품을 판촉하는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결코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기업은 소통(Communication)의 중요성과 인터넷의 위력을 절감하고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을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대표 트위터나 블로그는 이제 없어서는 안될 기업의 주요 홍보, 이미지 메이킹, 소통의 수단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러한 사이트는 소통의 경로나 방법 자체가 매우 정형화 되어있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독 심한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기업의 SNS 이용 사례들을 살펴보면 이들이 매우 클래식한 방법으로 고착화 되어있는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은 트위터나 블로그 따위를 개설하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와 자신들과 소통해 주기를 바랍니다. 허나 우리는 그리 쉽사리 그네들을 찾아주지는 않습니다. 결국 애써 계획하고 개설한 블로그, 트위터 따위는 무용지물이 되고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TV 특강에서 정지훈 교수가 소개한 4Food사는 기존의 업체들과는 다르게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수익을 극대화 시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익창출 모델을 개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고객의 다양한 식성과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 4Food사는 고객이 홈페이지 방문을 통해 직접 햄버거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http://4food.com 사이트를 직접 방문해 보면 Build your Burger라는 메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재료로 햄버거를 구성해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문한 햄버거는 1시간 정도 후 매장을 방문하면 맛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여기에서 그저 끝났다면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 예를 들면 최근 맛볼 수 있는 BBQ치킨의 1000가지 치킨 같은 흔한 시스템으로 큰 영감을 주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고객은 주문하기 위해 직접 구성한 햄버거를 사이트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버거의 등록은 추후에 같은 버거를 재구성하기 위한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도 유익하겠으나 사이트에 등록한 버거는 나 뿐만아니라 사이트 상에도 공개되어 다른 고객들이 해당 버거를 주문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판매된 버거는 버거 등록자에게 개당 50 cent라는 수익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4food사가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을 다시한번 간단하게 설명해 보면,
고객의 버거 등록      다른 고객이 해당 버거를 구매      판매 된 버거에 대한 대가(50 cent)를 등록자에 지급

고객의 역할이 단순한 제품의 소비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위 시스템에서 고객은 제품을 개발하는 신제품 개발자도 되고, 자신의 버거를 판매하기 위해 주변에 홍보를 하기도 하는 홍보 담당자의 역할도 하게 됩니다.

즉, 고객은 4food사에 있어
  제품의 소비자
  신제품 개발자
  홍보 담당자

라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직원 아닌 직원이 됩니다. 그 비용도 효과적인 개당 50 cent, 그것도 판매가 되어야 지급하고 판매되지 않으면 그만인 아주 효과적인 시스템인 것입니다.
우리네 몇몇 기업들 처럼 단순히 블로그나 트위터를 개설하고 직원 한명정도 배정해 개설한 블로그나 트위터를 운영하게 한다고 해서 저절로 소통이 되고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4food사의 사례를 통해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4food사의 사례 외에도 TV 특강에서 들은 이야기들 중 기억에 남아있는 또 다른 내용은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변화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라는 키워드가 중심이 되는 영역, 공간이라는 성격이 매우 강합니다.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면 판매자는 최선을 다해 물건을 판매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매장은 차츰 '판매'라는 키워드를 넘어서 '경험'이라는 키워드를 향해 변모하고 있다 합니다. 즉, 당장 이 자리에서 제품,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보다는 고객이 매장을 통해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키울 수 있도록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등을 매장 직원으로부터 전달받게 되고 매장을 돌면서 제품을 직접 만지고 경험함과 동시에 태블릿PC를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의 주변에는 물건에 대한 구매를 종용하는 직원은 없습니다. 가장 쾌적하고 최적화된 환경에서 고객은 제품을 살피게 됩니다. 최종적인 구매는 현장에서 직접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고객은 최고 혹은 최적의 경험을 매장으로부터 얻고 구매에 대한 선택은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하게 된다는 이야기죠. 이야기가 장황해졌지만 요점은 매장의 역할이 판매에서 경험이라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좋은 내용들이 많았지만 저는 프로슈머, 롱테일, 소셜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했던 특강에서 이정도의 내용을 건져내었습니다. 다음 주 TV특강은 사람의 심리에서 착각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합니다. 매주 월~목 12시 35분 관심 있는 내용은 한번 들어보시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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