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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REVIEW/책

체게바라, 이 시대의 가장 성숙한 인간을 말하다.

by in사하라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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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인물 중 한명으로 추앙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체게바라이다. 체게바라라는 인물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하는 욕구에 빨간 표지의 책을 한권 움켜쥐었다. 그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이라면 아마도 이 책을 모르는이는 없을 것이다. 바로 장 코르미에의 <체게바라 평전>이 바로 그것이다. 체게바라는 혁명가였다. 하지만 필자는 그보다 한 부모의 아들로서,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아이들의 아버지로서의 체게바라를 생각한다. 그가 이뤄놓은 것들이나 혁명의 가치보다는 체게바라 한 개인에 집중한다. 사실 그를 이해하는데 있어 이념이나 정치적 관점은 배제될 수 없는 요소겠지만 언제나 책은 본인에게 개인 발전에 대한 자극요소이자 지식의 총체로서 그 의미를 갖기에 읽으면서도, 본 리뷰에서도 이념에 대한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였다. 한 개인으로서의 체게바라는 매력적인 인간 그 자체였다. 출중한 외모에 항상 독서하며 사진찍기가 취미였던 체게바라.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 필자는 '체'의 매력에 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를 한 단어로 표현 할 때 '이상적인 인간'보다 적절한 단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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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전기작가인 이 책의 저자 장 코르미에는 특히 체 게바라에 대한 많은 저술을 써왔고, 체 게바라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전문가로 인정을 받아왔다. 게바라에 관한 자료들을 집대성한 이 책은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켰고, 세계 각국에서 번역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에서 그는 체 게바라에 대해 남겨진 모든 자료들을 일갈해서 엮어놓고 있다. 체의 아버지를 비롯해 체가 살아 생전 관계했던 모든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그의 모습을 전하고 있으며, 그가 남겨놓은 편지글이나 잡문들 거의 대부분이 이 책에 실려 있다. 그 동안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은 수십 종이 출간되었으나, 67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더 이상의 체에 관한 기록은 찾을 수 없을 만큼 체의 생애와 사상을 집대성해 놓은 이 책이야말로 '체 게바라' 전기의 최종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체게바라에 대한 생각을 풀어 놓기 전 여행이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본다. 때마침 여름 휴가 시즌이 찾아오기도 했다. 아마도 수많은 이들이 업무를 통해 누적된 피로의 해소를 위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날 것이다. 국내가 될수도 있고, 국외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여행은 피로회복이나 재충전 그 의상의 의미를 갖는다. 여행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경험해 생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로서의 가치가 다른 이점들에 비해 우월하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보다 깨인 생각을 그리고 보다 높은 이상을 품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행을 단순히 여가로만 이해하기에는 그로부터 얻는 것이 너무 많은 탓이다. 체게바라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뜬금없이 여행의 가치를 논하는 것은 체게바라를 논할 때 결코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여행이기 때문이다. 순수하고 장난끼 넘쳤던 '에르네스토 게바라'가 혁명가이자 시대의 아이콘인 '체게바라'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여행이었다.
   여행은 재충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에르네스토와 알베르토가 함께했던 남아메리카 일주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 여행을 통해 에르네스토는 남아메리카에 팽배한 부조리와 그릇된 통치로 인해 곳곳에 불거져나온 부작용들을 직접 보고 경험하게 된다. 굶주리고 헐벗은 남아메리카의 형제들을 보고 느꼈던 그 여행 후 에르네스토는 체게바라로 재탄생한다. 1928년 6월 14일이 체게바라의 육신이 세상에 탄생한 날이라면, 알베르토와 함께했던 남아메리카 어딘가에서는 그의 정신이 새로이 탄생한 것이다.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세워진 그의 이상과 남아메리카 사회 변혁에 대한 욕구는 놀라울 정도였다.

체게바라라는 인물을 개인의 범주 안에서 보게되면 진정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인간 본연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있다. 흔히 말하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표현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체게바라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표현이 어울리는 다른 이들 또한 많지만 이러한 부류 중 대부분을 우리는 종교라는 울타리 안에 속한 이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사실 종교라는 울타리는 제한과 절제가 적절히 융합된 환경 안에서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일이 구분되어 철저히 지키도록 권고한다. 때문에 종교인들 중에는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철저한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하고 물질의 풍요를 직접 끌어안을 수 있는 환경 안에 속해있는 사람에게 이러한 수식어구를 붙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보통의 의지와 절제력을 갖지 않고서는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혹은 지금 논하는 '그' 처럼 추구하는 이상에 최적화 된 인간으로 재탄생 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이다. 이처럼 필자는 체게바라를 가장 이상적인 인간이라 생각한다. 그는 인간을 본래부터 선한 존재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더없이도 선한 존재였다. 나병 환자에게 위생장갑 하나 없이 다가서 함께하는 편견없고 선한 존재가 바로 그였다. 그가 추구했던 사상조차도 사실 그의 성품과 이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공산주의 이념의 원칙이 그러했던 것 처럼 모두가 평등한 사회, 모두가 똑같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위험한 발언일 수도 있겠으나 인간의 개인적 욕구, 욕망이라는 관점을 철저하게 배제할 수 있다면 사실 공산주의는 매력적인 이념으로 자리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의 욕구의 만족과 욕망의 추구는 인간의 본성이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배제한채 세워진 공산주의의 몰락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었다. 심지어 이를 앞세워 추구했던 통치자들이나 이념가들 조차 그들의 사상을 자신들의 욕구와 만족의 추구를 위해 변형하기 일쑤였다. 당시의 소련도 중국도 마찬가지였고 체게바라는 그들과 차별화된 순수한 이념을 추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너무나 순수하고 이상적인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는 인간이 본래 선하다 여겼고, 모두 자신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여겼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처럼 되기에 그는 너무나 이상적이고 지나치게 순수한 인간이었다.

체게바라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가지를 꼽자면 아마도 그것은 '책'일 것이다. 그는 극심한 전투 중에도, 심한 천식에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상황에서도 좀처럼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이처럼 독서는 '완성형 인간' 체게바라가 있게 끔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는 혁명가였지만 의사, 정치인, 쿠바은행 총제, 재무장관, 외교관, 시인이자 저술가였다. 책을 통해 이처럼 수많은 분야에 능통할 수 있었고 그는 비록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야가 의학이었지만 독서를 통해 쌓은 지식으로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와라도 대담을 펼칠 수 있었다. 그를 통해 독서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체게바라는 쿠바 혁명의 주역 중 한 사람이었다. 사실 당시 혁명의 시초이자 기반을 닦고 달성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낸 사람은 피델 카스트로였다. 하지만 우리는 카스트로를 머리에 담았지만 가슴에 품지는 않았다. 때문에 어떤 이들은 종종 체게바라의 현재 유명세는 그의 비극적 죽음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몇몇 소설에서 주인공의 비극적 죽음은 내용을 극적으로 전개시키고 때로는 수작을 만들어내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젊은이들이 체게바라에 열광하는 것은 그의 죽음 때문이라기 보다는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추구했던 그의 굳은 의지 때문이다. 그리고 이시대의 가장 성숙한 인간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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