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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STORY/맛집 로드

맛있는 녀석들에 소개된 마포 공덕의 갈비찜, 함흥냉면 전문점 아소정

by in사하라 2015.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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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녀석들에 소개된 마포 공덕의 갈비찜,

함흥냉면 전문점 아소정

갈비찜이 생각나는 날 한번쯤 찾아가 볼만한 집, 아소정 방문기

 

포스팅을 통해 몇번 언급했지만 우리 부부는 TV에 등장한 맛집을 찾아다니는 취미(?)가 있다. 물론 TV에 나왔다고 무조건 가는 것은 아니고 우리 취향을 저격한 메뉴인지, 분위기는 어떤지, 가격대는 만족스러운지, 인터넷에서 평은 어떤지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방문할 곳을 선정한다. TV에 등장하는 맛집은 넘쳐나고 시간은 부족해 가고싶은 맛집 리스트는 계속해서 쌓여만 간다. 최근에는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갈비찜 맛집 아소정에 다녀왔다.

 

음식 방송 전성시대다. 음식과 관련된 방송이 그야말로 풍년이다. 뭐 나같은 사람에게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지만 사회적으로는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경제적 결핍과 관계의 결핍에서 비롯한 정서적 허기가 먹방같은 음식에 대한 욕구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 물가는 오르는데 수입이 늘지 않아 구매력을 줄이는 추세 속에서 해소되지 못하는 구매욕이 만만한 요식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관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아무튼 이런 배경 속에서 음식을 주제로 한 방송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먹는 것 좋아하는 나는 사회적 병폐보다 일단은 맛집에 눈이 더 가니 소인배가 여기 있구나. 그래도 끼니는 떼워야하고 기왕이면 맛있는 것을 먹고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라며 위로해 본다.

 

맛집 하나 리뷰 하는데 서론이 너무 길었다. 결론은 오늘 소개할 맛집이 요즘 먹방으로 대세인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집이라는 점이다. 오늘 소개할 집은 공덕에서 갈비찜으로 유명한 '아소정'이다.


갈비찜을 하는 음식점을 찾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갈비찜은 외식 메뉴라기 보다 명절에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이러한 탓인지 갈비찜 전문점은 주변에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외식 메뉴로 갈비찜을 먹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맛있는 녀석들에 갈비찜 전문점이 등장했고 결국 바로 그 음식점을 찾게 된 것이다.

 

마포 공덕역 인근에 위치한 갈비찜 맛집 아소정.

최근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TV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알게 됐다.


아소정은 원래 음식점 이름이 아니다. 아소정은 지금의 동도 중학교와 서울 디자인 고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아흔아홉칸이나 되는 대저택이었다.  흥선대원군은 1893년 무렵부터 상주했다고 한다. 한국전쟁 이후 이 자리에 학교가 들어섰다.


갈비찜과 냉면으로 유명한 식당 아소정은 옛 흥선 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아소정 자리의 길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아마도 주인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위치를 고려해 식당 이름을 아소정이라 지었을 것이다.

 

흥선대원군의 별장 만큼은 아니겠지만 갈비찜을 먹기 위해 찾은 아소정은 7, 80년대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운치를 더했다. 가게 앞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이 비를 맞아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고즈넉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한옥, 이곳이 아소정이다.

비가와 운치를 한층 더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문턱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면 너무나 정겨운 모습이 펼쳐진다. 가을비가 더한 한옥의 운치보다 훨씬 정감있는 내부의 모습이 눈 앞에 드리워진다. 이미 점심 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임에도 여기저기 식사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 사람들은 이런 식당을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지 문뜩 궁금해진다. 나처럼 TV 프로그램을 보고 맛 한번 보자고 일부러 찾아 나선 것인지, 이런 오랜 맛집을 이미 알고 종종 찾으러 오는 이들인지 궁금했다.

 

아소정의 내부, 정감있는 모습이다.

TV에서나 봤을 법한 내부 모습.

 

우리는 안쪽에 위치한 작은 방에 자리했다. 아소정 메뉴판에 적힌 메뉴는 단촐하다. 갈비찜을 먹으러 왔기에 고민없이 갈비찜 소자를 주문한다. 냉면이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하니 냉면도 빼놓을 수 없지. 비빔 냉면도 주문한다. 들어오면서 보니 갈비탕을 먹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띄어 그 맛이 궁금했지만, 여기서 추가 주문은 무리다.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갈비탕도 맛을 봐야겠다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을 접는다.

 

아소정은 갈비찜, 함흥냉면 전문점이다.

그러나 갈비탕과 불고기를 먹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갈비찜 소자의 가격은 3만 5천원. 국내산 소갈비를 사용했다면 말이 안되게 싼 가격이겠지만 아소정 갈비는 호주산이다. 호주산 치고는 가격이 좀 나가는 편.

 

 

호주산 갈비를 사용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썩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내 밑반천이 테이블에 깔린다. 밑반찬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별한 밑반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흠잡을 데도 없는 찬들이다.

 

 

 

 

 

 

한끼 먹기에 부족하지 않을 만큼 밑반찬이 나온다.

다만 아내는 샐러드만 집중 공략한다.

 

주전자에는 육수가 담겨나왔다. 냉면 육수를 직접 내는 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최근에는 공장에서 제조된 육수를 사용하는 집이 많아 이런 육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그나마 이런 육수라도 사용하면 다행이지, 각종 재료와 조미료릉 혼합해 육수를 만들어 파는 집들도 많다고 하더라. 아마도 이 뉴스를 접한 이후로 냉면을 자주 먹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육수의 맛이 참 그렇다. 맛이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사리곰탕면 가루수프를 물에 탄 맛이다. 이 하얀 국물의 감칠맛이 어마어마한데, 이 맛이 뼈를 우리고 양념해서 나는 맛인지, 조미료 특유의 맛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냉면으로 유명한 집인데 설마 아니겠지. 제발 조미료탕이 아니길 빈다. 이런 분위기의 식당이 조미료탕을 내놓는 다면 괜한 배신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여튼 배고픈데다 비까지 내린 탓에 뜨뜻한 육수를 두어잔 들이켰다.

 

사리곰탕면의 국물 맛이 느껴지는 아소정의 육수.

냉면 전문점이라는 이름 답게 부디 이것 저것 혼합해 제조한 육수가 아니라

직접 오랜 시간 끓여 만든 육수이길 바래본다.

 
잠시 후 모락모락 김을 내뿜는 갈비찜이 등장했다. 두툼한 뚝배기에 먹음직스러운 갈비가 가득 담겨 나왔다. 따뜻함을 오래 유지시키기 위해 두툼한 뚝배기를 사용하는 모양이다. 나름 푸짐해 보인다. 내심 중자를 시키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소자 시키기를 잘했다 싶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소정  갈비찜 소(小)

 

압력솥에서 푹 삶아 나왔는지 갈비살이 뼈에서 쉽게 분리된다. 입에 넣고 쑥 뽑으면 갈비살만 입으로 쏙 하고 들어온다. 갈비살이 떨어져 나오는 것만 보면 굉장히 부드러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식감이 부드럽지는 않다. 그렇다고 질기지도 않지만 기대했던 것 만큼 살살 녹거나 하지는 않았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온기가 사라지면 고기는 더 질겨진다.

 

 

맛있는 녀석들에서 말한만큼 엄~~청 부드럽지는 않았다.

갈비대에서 살점이 쉽게 분리되기는 했다.

 

갈비찜 맛 자체는 나쁘지 않다. 특별한 맛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망스럽지도 않다. 적당히 달달한 기분 좋은 맛이다. 남녀노소 호불호가 없을 맛. 호주산 소갈비치고 살짝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는데, 갈비찜이 워낙 만들기 귀찮고 번거로우니 이런 수고로움을 대신하는 비용으로 치면 나쁜 가격도 아니지 싶다.

 

 

갈비찜은 굉장히 만들기 번거로운 음식이다.

깔끔한 맛을 위해 갈비대를 손질해야하고,

배, 양파등을 갈아 오랜시간 양념이 베도록 재워야 하며,

부드러운 맛을 위해 오랜 시간 푹 삶아야 한다.

 

밥을 한숟가락 크게 떠 뼈에서 떼어낸 갈비살을 턱 하고 올려 한입 먹으면 그 달달함이 입안에 싸악 퍼진다. 여기에 밑반찬을 곁들이면 더할 나위가 없다. 요즘 숟가락에 탑을 쌓아 올리는 재미에 빠져있는데, 갖은 반찬을 밥 위에 높이 쌓아 올려 한입에 넣고 오물거리는 맛이 너무 좋다.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뽑기에 진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한입만'을 떠올리며 괜한 경쟁심에 탑을 높이 쌓아보려 노력하게 된다.

 

 

요즘 탑 쌓기에 맛들렸다.

밥을 갈비찜 양념에 쓱쓱 비벼 고기와 각종 반찬을

높게높게 쌓아 한 입에 쏙 넣어 먹는 맛이 좋다.

 

갈비찜보다 냉면 맛에 반해 아소정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갈비찜 시킨 사람치고 냉면 한그릇 같이 시키지 않는 사람이 없고, 냉면만 먹기 위해 아소정을 찾은 사람들도 간간이 보인다. 그만큼 함흥냉면을 잘하는 집으로 소문이 나있다.


우리는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빨간 양념이 먹음직스러운 비빔냉면이 준비되었다. 아내와 나는 물냉면보다 비빔냉면을 더 좋아한다. 특히 달달한 음식을 먹을때는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매운 맛이 더 땡긴다. 오늘도 물냉면의 맛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여지없이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달달한 갈비찜과 함께 먹는 비빔냉면의 맛이 일품이다.

 

 

냉면의 맛은 준수했다. 역시 비빔 냉면을 주문하기를 잘했다.

갈비찜과 궁합이 그만이다.

 


 

외식 메뉴로는 흔치 않은 갈비찜을 먹기 위해 공덕에 위치한 아소정을 찾았다.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 오랜 시간 공덕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집이었다. 막상 가서 직접 먹어본 아소정의 갈비찜을 새롭고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평소 먹던 달달한 갈비찜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갈비찜을 집에서 직접 한다고 생각해 보자. 구매한 갈비의 기름을 제거하고 손질한뒤 갖은 양념을 해 오랜 시간 재워야 한다. 배나 기타 연육작용을 위한 재료를 넣어 갈비를 재우지 않으면 턱이 아플 정도로 질긴 갈비찜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오랜시간 푹 삶어야 더 부드러운 갈비찜을 먹을 수 있다. 아소정의 갈비찜은 호주산 소갈비를 사용했고, 맛더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소갈비찜을 집에서 직접 만드는 수고로움을 생각한다면 이정도 비용을 지불하고 편하게 갈비찜을 맛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아마도 비오는 날 한옥의 운치를 즐기기 위해 한번쯤은 다시 찾지 않을까 싶다.

 

갈비찜 전문점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갈비찜이 생각나는 날 아소정은 무난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나저나 맛있는 녀석들에 등장하는 이 먹신들... 점점 의심하게 된다. 진짜 맛있어서 맛있게 먹는 것인지, 아니면 이들이라서 모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인지... 이전에 맛있는 녀석들에 등장한 한 음식점을 방문했다 단단히 실망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아소정도 그들이 극찬한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살짝 했었다. 여튼 만들기 귀찮은 갈비찜을 맛볼 수 있다는 장점 하나는 확실한 집이었다.

 

이 분들의 먹는 모습은 놀랍지만,

소개한 집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타 프로그램과 비교해 낮아지는 느낌이다.

 

[INFO] 마포 공덕의 갈비찜 맛집 아소정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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