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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STORY/국내 여행

제철 맞은 대하를 찾아서, 축제 첫날 찾은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와 대하소금구이(흰다리새우)

by in사하라 2015.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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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맞은 대하를 찾아서,

축제 첫날 찾은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의

대하소금구이(흰다리새우)

남당항의 아름다운 일몰과 대하 축제 현장의 맛있는 대하 소금 구이

 

우리나라는 지역마다 축제가 참 많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역의 특산물이나 특성에 따라 지자체에서 축제를 양산해 낸 탓이다. 대게 이런 지역은 유입 인구보다 유출 인구가 많아 지역 경제를 관광객에 의존하게 되는데, 축제가 이런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이런 수많은 축제 중에는 알찬 구성과 이벤트로 구성된 양질의 축제가 있는가하면, 축제라는 이름이 무색한 경우도 더러 있다.

 

지난 주말 우리도 이런 지역 축제 중 하나를 찾았다. 제철 맞은 대하를 맛보기 위해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에 다녀왔다.

 

 

충청남도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현장

 

서울에서 홍성까지 무려 두시간 반에 가까운 거리를 달려온 이유는 딱 두가지였다.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에서 제철 맞은 대하를 맛보기 위함이 첫번째, 두번째는 남당항의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출발한 우리는 혹여 일몰을 구경하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남당항에 도착했다.

 


서해안의 미(味)항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 9/19(토)~10/4(일)
대하 축제가 아니었다면 내 평생 홍성이라는 곳에 올 일이 있었을까?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대하를 맛보기 위함이라면 이전처럼 대부도나 안면도를 찾았을 것이다. 홍성이 대하로 유명하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대하철이 시작된 만큼 대하 축제를 검색했는데, 홍성 남당항에서 대하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가오는 토요일에 축제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이처럼 대하를 원하는 우리의 입맛과 일정이 맞아 떨어지면서 홍성 남당항을 찾기로 결정했다.

 

[관련글] 대부도 새우 소금 구이 방문기

 

 

축제 첫날이었음에도 대하 맛을 즐기러

수많은 사람들이 남당항을 찾았다.

 
토요일이었던만큼 길이 막힐까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막히지는 않았다. 남당항 초입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차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이정도는 막혀줘야 축제라 할만하지. 남당항 주변과 안쪽까지 주차장이 크게 잘 되어 있었지만 남은 주차 자리는 많지 않았다. 우리는 남당항 주차장까지 들어가지 않고 초입에 마련된 골목 어디 즈음에 주차를 하고 걸어 들어가기로 했다.


남당항은 축제를 찾은 인파로 인산인해였다. 대하를 사거나 맛보기 위한 사람들이 상인들과 흥정을 하고, 우리나라 지역 축제라면 어디서라도 들을 수 있는 뽕짝이 쿵짝쿵짝 흘러나왔다. 코끝을 스치는 바닷 바람의 비릿한 냄새는 내가 지금 어디에 와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했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 현장에는 다트 같은 경품 게임이나

조그만한 가설 놀이공원 등 나름 놀이 거리를 구성해 두었다.

 

한켠의 공터에는 축제 진행을 위한 무대와 천막들이 길게 늘어섰다. 천막에서는 이런 곳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문꼬치(문어꼬치)부터 제철 맞은 대하튀김까지의 다양한 먹거리와 만물상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천막에서는 먹을거리와 다양한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밤에는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진행될 무대도 설치되어 있다.

 

밤에는 무대에서 각종 행사를 진행한다. 우리가 일몰을 즐기고 신나게 대하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행사장을 돌아보니 축제에 초대된 가수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혹시나 아이돌이라도 올까 하는 마음에 초대 가수 리스트가 궁금했지만 부른 배를 부여잡고 우리는 발길을 옮겼다. 차로 향하는 우리 뒤편에서 축제를 찾은 사람들과 주민들이 공연을 관람하며 축제의 밤을 만끽하고 있었다.

 

 

밤에도 많은 사람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었다.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축제를 찾았다.

  

 

 

다양한 가수와 공연단이

축제를 위해 마련된 무대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작지만 가설 놀이 공원을 만들어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다.

 


서해안 일몰 명소이자 어민들의 생활 터전 남당항
남당항은 서해에서 손에 꼽히는 미항이다. 아름다울 '미'가 아닌 맛 '미'자를 쓴 맛있는 해산물이 많이 나는 항구라는 의미. 축제를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 틈에서 이 맛좋은 해산물들을 끌어 올리는 어민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직접 잡아온 대하를 그물에서 떼어내거나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어민들부터 그물을 손질하며 내일의 출항과 만선을 기원하는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를 즐기기위해

남당항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

 

 

 

 

 

남당항 어민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들의 고된 노동으로 우리가 신선한 좋은 대하를 맛 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출을 보며 각오를 다지는 일 같은건 사실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아침에 울리는 알림을 5분씩 뒤로 미루며 20분 아니 10분이라도 더 누워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일출이라는 것은 TV에서 애국가나 나와야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일몰이야 매일 보지만 서울에 살다보니 건물이 가로막지 않는 온전한 지평선이나 수평선으로 넘어가는 해를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그래서 남당항을 찾았다. 대하를 먹기 위해서 남당항을 찾았지만 일몰을 보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우리는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남당항에 도착했고, 서해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었다.

 

남당항에서 일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등대를 향해난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된다. 그저 항구에서 보게되면 이 해안도로에 걸쳐진 해를 보게 되니 조금 번거롭더라도 걷거나 차를 이용해 이 해안도로 쪽으로 이동해야한다. 짠내를 품은 바닷 바람에 오랜 시간 걸어도 덥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닷 바람이 품고 있는 것이 짠내만은 아니다. 수분을 가득 품은 바람결에 팔뚝이 끈끈하다. 그래도 일몰울 보기 위해 우리는 걸었다.

 

 

등대를 향해 길게 뻗은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일몰을 보기에 최적의 포인트를 만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몰을 보려고 혹은 낚시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텐트나 그늘막을 펼쳐 놓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람들도 많다. 일몰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이미 낚시꾼들로 가득찼다. 그래서 일몰 구경할 때에는 낚시꾼들이 던지는 낚시 바늘에 주의해야한다. 일몰 보러 왔다 바늘에 코 꿸 수 있으니 주의하자.

 

 

수많은 낚시꾼들이 낚시대를 던졌다 뺐다를 반복한다.

딱히 뭔가를 낚아올린 사람을 보지는 못했다.

 

남당항은 일몰을 보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특히 우리가 자리한 바로 이 포인트는 대어를 낚기 위한 포인트일지도 모르겠으나, 분명 일몰을 감상하기에도 최적의 포인트였다. 날씨가 맑기는 했지만 다소 가시거리가 짧어 일몰이 살짝 아쉽기는 했지만, 충분히 아름다웠다.

 

  

 

 

 

남당항은 서해의 '미(味)'항일 뿐만 아니라

일모을 보기에도 아주 좋은 최적의 장소였다.

 


대하? 양식 대하? 혹은 흰다리 새우
일몰을 야무지게 감상한 우리는 대하를 먹기 위해 다시 항구 쪽으로 향했다. 해가 넘어가자 급속도로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항구에 도착하자 고민거리가 생겼다. 수많은 식당 중 어디로 가야 맛있는 대하를 맛볼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평소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음식점을 미리 정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다시 우리의 선택장애가 스물스물 그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중에 대하를 모두 맛보고 나오면서 알게 되었다. 음식점 선택에 굳이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수많은 횟집이 절로 선택장애를 유발한다.

하지만 고민하지 말자, 거기서 거기일거라 확신한다.

 

우리는 어느 음식점으로 들어갈 것인지 고민하며 수산물 센터 앞을 서성였다. 전망이 좋다는 2층으로 올라갈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밤이라 보이지도 않는데 1층에서 먹을지부터 고민이었다. 역시 우리는 선택장애 커플. 하지만 생각보다 음식점 선택은 싱겁게 끝나버렸다. 들어오라고, 새우 튀김 서비스 많이 준다는 한 주인장의 말에 '바다 나라'라는 흔하디 흔한 이름의 한 음식점에 자리를 잡게 됐다.

 

우리가 선택(?) 아니 끌려들어간 바다나라.

2층 건물인 수산물 센터의 1층에 위치해있다.

 

테이블에 앉아 무엇을 주문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문을 받으러 온 아주머니는 '자연산 대하'와 '양식 대하' 중 무엇을 먹을 것인지 선택하라고 했다. 자연산 대하는 6만원, 양식 대하는 4만 5천원. 자연산과 양식의 가격 차이는 1만 5천원. 하지만 음식값이 5만원이 넘어가게 되면 괜스레 부담감이 몇배는 크게 느껴진다. 결국 양식 대하도 맛있고 탱글탱글하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양식 대하를 주문했다.

 

사실 말이 양식 대하지 우리가 맛 본 새우는 '흰다리 새우'다.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자연산 대하는 양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중남미에서 수입한 흰다리 새우를 국내 양식장에서 대량 양식해 '양식 대하'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 것. 하지만 아주머니가 했던 말처럼 그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고 한다. 대하집 앞 수족관에서 살아 움직이는 새우들은 전부 '흰다리 새우'라고 한다. 즉 천일염을 깐 냄비에 툭 하고 부었을때 파다닥 거리는 새우는 전부 흰다리 새우인 것이다. 자연산 대하는 그물에 낚여 올라오기 때문에 테이블에 오를때는 이미 죽어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흰다리 새우라고 속았다고 생각하지는 말자. 아주머니가 했던 말처럼 자연산 대하나 흰다리 새우나 그 맛의 차이는 크지 않다. 아니 평범한 사람은 그 맛의 차이를 절대 느낄 수 없다. 낚시&수산물 블로그로 유명한 입질의 추억 블로그에서도 괜히 비싼 돈 주고 자연산 대하 먹느니 저렴하게 흰다리 새우를 먹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수족관 안의 양식대하(흰다리 새우)(1kg \45,000)와 죽어있는 자연산 대하(1kg \60,000).

대하가 흰다리 새우에 비해 그 크기가 조금 더 컸다.

다만 판매는 kg단위로 하니 크기가 큰 만큼 마리 수는 적어질 것.

 

여튼 서론이 길었는데 주문을 하자마자 밑반찬이 세팅 되었다. 바삭하게 갓 튀겨 나온 새우 튀김과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구이, 오징어 숙회, 전어 초무침, 번데기와 김치가 밑반찬으로 깔렸다. 사실 새우 소금 구이만으로도 양이 충분히 많기 때문에 밑반찬은 이정도면 충분했다. 해산물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전어 구이와 전어 초무침은 그냥 맛 정도만 보는걸로 만족했다.

 

 

 

 

밑반찬이 걸게 준비됐다.

아마 근처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비슷비슷한 밑반찬을 준비해 낼 것이다.

 

대하가 아니라 흰다리 새우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대하 소금 구이'라고 이야기하는게 조금 애매해졌는데, 어쨌든 '새우 소금 구이'가 준비되었다. 양식 대하라 살아있어 냄비에 넣는 것이 곤욕이다. 직원 한분이 이 새우를 우리 냄비에 넣는 과정에서 새우 절반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니 떨어뜨린건 아니고, 새우들이 자발적으로 냄비 밖으로 가출했다. 뭐 물에 씻어다가 다시 넣어줬는데, 크게 거북스럽지는 않았다. 대신 이 직원은 미안했던지 우리에게 참 친절했다. 정신 없는 와중에도 새우 머리 먹는 방법도 상세히 알려줬고, 새우 튀김도 한접시 더 가져다 줬다. 이 직원이 머리 먹는법을 알려주지 않았다면 아마 머리는 그대로 둔채로 몸통만 먹고 나왔을지도 모른다.

 

 

 

비록 자연산 대하가 아닌 흰다리 새우였지만 맛은 좋았다.

이곳 축제 현장의 모든 식당의 양식 대하(흰다리 새우)(\45,000)의 가격은 동일하다.

 

제철 맞은 새우 소금 구이는 탱글탱글했다. 그 맛은 달달하고 고소하고 담백했다. 많이 먹어도 느끼하지 않았다. 비록 양식이지만 산지에서 바로 생물을 구웠으니 맛이 안좋을리 없다. 새우 머리는 뾰족한 뿔을 잡고 위로 들어올리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머리를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내장 탓인지 살짝 씁쓸한 맛도 나더라. 하지만 몸통보다 고소하고 맛있었다.

 


 

사실 새우 맛을 알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 작년에 처음으로 대하를 먹겠다고 대부도를 찾았고, 올해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를 찾은 것이 대하를 먹으러 두번째로 산지를 찾은 것이다. 처음에는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몰랐는데, 이제는 뜨거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대하 생각이 절로 난다. 자연산 대하 대신 2년 연속 흰다리 새우를 먹었지만 충분히 맛있었다. 하지만 다음 번에는 꼭 자연산 대하를 먹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흰다리 새우와 그 맛을 비교해 볼테다.

 

사실 여느 지역 축제들이 다 마찬가지지만 막상 축제 현장에 도착해 보면 축제라는 말이 실감 나지 않는다. 우리 나라의 축제 문화 자체가 잘 발달되지 못한 느낌이다. 어느 축제를 가더라도 주제는 다르지만 느낌은 다 비슷비슷해 아쉽다. 새우 소금 구이는 맛있게 먹었지만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축제를 매년 거듭하면서 좀 더 매력적인 축제로 변모해 갔으면 좋겠다. 일단 나는 서해안의 미(味)항이자 일몰이 아름다운 남당항을 또 찾을 것이다.

 

[TIP] 남당항 대하 소금 구이 먹을때 팁

① '양식 대하'는 모두 '흰다리 새우'라고 보면 된다.

② '자연산 대하'가 '흰다리 새우'에 비해 크더라. 하지만 식당에서는 kg단위로 판매하는 만큼 결국 또이또이.

③ '자연산 대하'와 '흰다리 새우'의 맛은 비슷하다. 범인은 구분하지 못한다.

④ 대부분 식당이 당일 잡은 자연산 대하와 근처 양식장의 흰다리 새우를 판매한다.

⑤ 따라서 어느집을 가더라도 다 비슷비슷하다. 고민하지 말고 끌리는 곳으로 들어가자. 

⑥ '자연산 대하'는 6만원, '양식 대하(흰다리 새우)'는 4만 5천원이다.

 

[INFO] 서해안 일몰 포인트이자 홍성 남당항 대하 축제가 열리는 남당항

•  주소 : 충청남도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남당항

•  대하축제기간 : 2015년 9월 19일 토요일 ~ 10월 4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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