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 STORY/이탈리아

원색의 눈부심을 선사하는 이탈리아 피사

by in사하라 2014. 11. 11.
300x250

원색의 눈부심을 선사하는 이탈리아 피사

피사의 사탑은 기울어졌을 뿐만 아니라 아름답다

 

 

피렌체에서 머지 않은 곳에 피사가 있다. 그렇다.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이 있는 곳. 피사는 생각만큼 큰 도시가 아니기에 많은 이들이 피렌체에 머무는 중 잠시 방문 하는 일정을 세운다. 피렌체에 머물렀던 일정은 2박 3일에 불과했지만 우리는 피사로 향했다. 이탈리아의 여름 해는 좀처럼 지지 않으니깐.

 

 

피사를 향해서

이탈리아 여행의 발이 되어준 트랜 이탈리아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피사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미 여러차례 트랜 이탈리아를 이용했지만 처음으로 이층 열차를 마주했다. 기차가 2층이라니, 문화 충격. 우리는 이미 충분히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오전에는 버스를 이용해 더몰을 방문했고 더몰에서 피렌체로 오자마자 피사를 향하기로 급 결정한 것. 이런게 아마도 살인적인 스케쥴이 아닐까? 하지만 마음만은 가벼웠다. 말로만 듣던 피사의 사탑을 보게될테니.

 

트랜 이탈리아는 언제나 우리의 발이 되어주었다.

이탈리아에서 우리에게 트랜 이탈리아는 서울의 지하철 만큼이나 친근해졌다.

 

트랜 이탈리아를 타고 돌아다니다 신기한 점 한가지를 발견했다. 표 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 실제로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이동하는 장거리 열차를 제외하고는 전혀 표검사를 하지 않더라. 피사로 향하는 열차도 마찬가지였다. 표검사 없이 1시간여 남짓의 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열차에서 내렸다. 피사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전히 태양은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피사의 사탑을 향해서

피사역에서 내리자마자 피사의 사탑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이제 버스를 타야한다. 피사로 가기 위한 버스표는 피사역 출구를 나가기 전 오른편에 위치한 매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버스를 타는 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다만 이용객이 많다. 피사의 사탑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 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버스 타는 법은 전혀 어렵지 않다. 일단 피사역에서 나와 길을 건너면 정류장이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서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길을 건넌 후 '람 로사(LAM rossa)'라고 적힌 버스만을 기다리면 된다. 언제 내려야 하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이 많이 내린다 싶을때 따라 내리면 피사의 사탑에 도착할 수 있다.

 

피사역은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에 비해 턱없이 작았다.

도시가 풍기는 분위기도 마찬가지. 이탈리아는 도시마다 풍기는 느낌이 매우 달랐다.

 

 

 

피사역사 내 출구 오른편에 위치한 매점에서 피사의 사탑행 버스표를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1.2유로.

 

 

 

피사의 사탑으로 가고싶다면 'LAM rossa'만 기억하자.

 

 

원색의 눈부심을 선사하는 피사

이탈리아의 여름 태양 빛은 눈부시다. 이 강한 태양 빛을 반사시키는 이탈리아의 산천초목은 더욱 진한 색을 띈다. 그래서 눈으로 보아도 사진으로 찍어도 참 예쁘다. 이탈리아에 온 후로 하늘을 볼때마다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파란색 물감이 뚝뚝 떨어질 것 만 같았고 새하얀 구름은 하늘색에 대비되어 어떤 구름색 보다도 순수한 하얀빛을 뿜어댔다. 이런 색깔 감성은 피사에 와서 절정에 다다랐다.

 

 

 

 

피사 두오모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세례당(Battistero).

피사 두오모 광장의 건물들은 그 어느 도시에서 본 건물들 보다 화려하다.

 

피사의 두오모 광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색깔의 향연이 펼쳐졌다. 새하얀 건물들, 초록빛 잔디 그리고 푸른 하늘의 색이 너무 짙어 눈이 시렸다. 자연과 인공 구조물이 이렇게까지 잘 어우러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피사의 사탑을 포함한 하얀색 건물들은 푸른 하늘과 초록빛 잔디 사이에서 전혀 이질감 없이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거대한 피사의 건축물과 눈부신 자연 사이에 점점이 박힌 관광객들 조차도 한폭의 그림인냥 어우러진다. 미친듯이 셔터를 눌러댔다. 내 눈에 보이는 그 색깔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사진 찍는 실력도 보정 능력도 그 색깔 그대로를 재현할 깜냥이 되지 못한 탓에 그저 그런 사진들만 담아 올 수 밖에 없었다.

 

 

 

 

피사의 두오모(Duomo).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이다.

 

피사의 사탑은 '정말로' 기울어져 있었다. 막상 눈으로 본 피사의 사탑은 생각보다 훨씬 더 누워있었다. 물리학 법칙을 모두 무시하겠다는 듯 과감하게. 그 하얀 빛깔에 기울어진 높은 건축물은 비상식적이기에 눈에 더 띄었다. 관광객들은 하나같이 이 기울어진 탑을 세워보겠다는 듯 손으로 받친채 사진을 찍는다. 탑의 꼭대기에 오른 이들도 많이 보인다.

 

 

 

 

 

피사의 사탑(Torre Pendente di Pissa)

무려 60m의 높이로 탑이 완성되기 전부터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피사의 또 다른 모습들.

피사 최고의 볼거리는 단연 두오모 광장이지만 피사의 거리도 운치있다.

 

 

피사에서 다시 피렌체로

더 몰에 피사까지 버라이어티한 하루를 보냈다. 더 몰에서는 뜨거운 여름 열기를 식혀줄 소나기가 잠시 내렸지만 되려 습기만 더해 불쾌지수만 높였다. 무더위와 고된 일정 그리고 오랜시간 걸어 피로해진 몸을 열차에 싣고 다시 피렌체로 돌아왔다. 역 주변 거리가 익숙해진 탓인지 피렌체가 마치 고향처럼 느껴졌다. 피사의 풍경을 만끽해 눈은 풍요로웠지만 배는 그러하지 못했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광장의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미 어둠이 깔린 피렌체의 거리.

늦은 시간이지만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이 배회한다.

 

 

아름다운 광장에서의 저녁식사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이 위치한 광장 한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IL GRILLO에 자리를 잡았다. 언제 무더웠냐는 듯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메뉴판를 펼쳤고 또 다시 이름모를  메뉴의 바다에 표류했다. 메뉴의 바다에서 우리는 모험대신 안전을 선택했다. 익숙한 메뉴인 버거와 피자를 주문했고 이 선택은 유효했다.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익숙하지만 조금은 다른 맛을 냈던 메뉴들은 광장의 야경덕인지 우리가 허기졌던 탓인지 산해진미와 다름 없었고 맥주는 여행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에 충분할만큼 진하고 청량했다.

 

 

 

 

 

 

 

 

 

 

늦은 밤 광장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의 저녁 식사는

맛도 맛이지만 여행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Info. 피렌체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그릴로 IL GRILLO

맛 보다는 늦은 저녁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바라보며 즐기는 식사가 제법 운치있다.

 

IL GRILLO

• 장소 : Piazza Santa Maria Novella, 32 50123 Firenze, Italy

• 전화 : +39 055 282438

• 영업 : 09:00 ~ 24:00

 


 

피사에서 우리는 오랜 시간 머무를 수는 없었다. 물론 볼거리가 한정적이었던 탓에 피사를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베네치아를 시작으로 피렌체 그리고 피사에 다녀왔다. 내게 있어 다시 돌아가고 싶은 도시는 피렌체이다. 짧은 일정에 포기해야했던 우피치 미술관과 베키오 다리는 언젠가 내가 피렌체를 꼭 다시 찾아야만 하는 이유들이다. 반면 피사는 그 짧은 피렌체 일정에 겨우 틈을 내 찾은 도시이다. 그리고 가장 짧았지만 가장 선명한 이미지를 남긴 내 눈에 오롯이 새긴 도시로 남았다. 피사의 색깔은 그러기에 충분할 정도로 선명했기에...

 

Tip. 피사역에서 피사의 사탑으로 이동하는 방법

피사역에서 피사의 사탑까지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지만 꽤나 오래 걸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뜨거운 햇빛을 생각한다면 정신 건강을 위해 버스를 이용하자.

 

• 버스표 구매는 피사역사 내 매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가격은 1.2유로.

• 버스 정류장은 피사역 건너편 졸리 호텔(Jolly Hotel) 앞에 위치해 있다.

• 'LAM rossa'라 표시된 버스만 타자.

• 1.2 유로 버스표의 유효 시간은 70분, 오랜 시간 머물고 싶다면 더 비싼 표를 구매하자.

• 버스의 배차 시간은 약 10분이다.

 

300x250

댓글